[리뷰] 가족과 시민이 함께 만든 영화 프로젝트 <봄이 온다>
다큐멘터리로, 극영화로, 세월호 10년을 돌아보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영화 프로젝트 <봄이 온다>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영상운동단체 연분홍치마가 공동 제작했다. 용산참사를 다룬 <두 개의 문>과 <공동정범> 등을 감독한 김일란 씨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지성 아빠 문종택 씨를 비롯해 세월호 가족들이 감독과 출연자로 영상 제작에 직접 참여했다. 세월호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상흔을 피해들과 그 곁에 선 시민들이 함께 기억하면서 ‘10년 이후’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함이다. 영화 프로젝트 <봄이 온다>는 장편 다큐멘터리 1편,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1편, 극영화 1편으로 이루어졌다. 공동체 상영을 준비중이며, 극영화 <목화솜 피는 날>은 올해 상반기 극장개봉을 추진하고 있다.
◈ 장편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 ◈
공동감독: 문종택(지성 아빠), 김환태
프로듀서: 김일권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를 함께 일군 부모들은 세월호 참사의 비극성을 알리기 위해 공연, 전시, 연극, 합창 등 다양한 매체의 문화생산자들이 되었다.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은 바로 스스로 재현의 주체가 된 세월호 유가족들의 적극적 기획으로 시작되었다. 공동감독 지성 아빠 문종택 씨는 유튜브 채널 ‘세월호 유가족 방송 416TV’의 제작자이다. 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5,000개의 영상을 채널에 업로드했다.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구체적인 법과 제도를 촉구하고, 그것이 실행되는 과정을 담을 예정이다. 이것은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지금 한국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생명을 존중하고 안전을 중시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세 가지 안부> ◈
■ Episode 01 타이밍 (감독 : 주현숙, 프로듀서 : 한경수)
“10주기, 이번에는 팽목항에 갈 수 있을까요?” 진도체육관을 마지막까지 지켰던 프리랜서 방송 피디가 되묻는다. 국제전문 피디로 전 세계 전쟁터에서 단련됐던 그이지만 세월호 참사 현장은 낯설었다. 거대한 인명피해, 당혹과 공포의 울음소리,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 혼돈 그리고 그 현장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언론을 보며 프리랜서 방송 피디들과 4.16기록단을 만들었다. 혼돈이 휩쓸고 간 현장은 긴 기다림이 차지했다. 실종된 아이가 죽어서 돌아오면 시신을 찾을 수 있어 기뻐하는 유가족, 그리고 남겨진 실종자 가족들. 끝없는 실종자 가족의 침잠. 세월호 100일 특집부터 2주기, 3주기 방송을 했지만 그가 본 현실은 오롯이 그에게 자리 잡아 한동안 팽목항을 찾질 못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참사를 보며 다시 질문한다. ‘우리는 2014년 4월 16일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내디뎠나. 우린 뭘 놓친 것인가?’
■ Episode 02 흔적 (감독 한영희, 프로듀서 한경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순화는 사춘기 아들, 창현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아무리 대화를 해보려고 해도 순화의 걱정을 잔소리로만 알아듣는 창현이가 순화는 매번 당황스럽기만 하다. 어느 날, 또 밤늦게 친구를 만나러 나가겠다는 창현이에게 잔소리를 해대며 집에 주저앉혔다. 그리고 다음 날 가방을 챙겨 수학여행을 떠났다. 3일 뒤, 창현이는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창현의 장례식 이후, 순화는 창현이의 친구로부터 동영상을 받게 된다. 그 동영상에는 순화가 결코 알지 못했던 창현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순화는 창현이의 동영상을 어떤 얼굴로 마주할까?
자신에게 가장 살갑게 굴던 막내, 호성이를 떠나보낸 부자는 집 안에서 계속해서 호성이의 환영을 보게 된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다른 유가족들을 따라 전국을 다녔다. 그리고 9년이란 그리움의 시간이 흘렀다. 집은 텅 비었고, 집의 빈 구석구석, 호성이를 그리워하는 물건들이 쌓였다. 부자의 집은 호성이의 집이 되었다. 그리고 돌아보게 되었다. 호성이 형의 존재를. 큰아들의 눈에 비친 자신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자꾸만 자문하게 된다.
■ Episode 03 드라이브 (감독 오지수, 프로듀서 조은솔)
찬 바람이 도는 가을날, 하얀색 SUV가 봉안당으로 향한다. 애진과 혜진 그리고 감독인 ‘나’는 그렇게 우리만의 드라이브를 시작한다. 1997년생 동갑내기들의 여행이다. 서툰 운전자 애진과 조수석의 혜진은 신나는 댄스곡을 들으며 연애와 직장에 대해 수다를 떨고, 봉안당에 있는 친구 ‘민지’에 대한 추억도 나눈다. 민지는 10년 전에 세월호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나는 그들의 추억을 들으며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민지를 상상한다. 민지는 소주파일까 맥주파였을까? 어떤 노래를 좋아했을까? 어떤 성격일까? 민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민지에 대한 호기심은 18살의 봄, 그날의 비극을 그리움으로 바꿔내고 있었다.
◈ 장편 극영화 <목화솜 피는 날> (2024년 상반기 개봉 예정) ◈
연출 : 신경수, 극본 : 구두리
출연 : 박원상, 우미화, 최덕문, 조희봉, 허정도, 민성욱, 박서연, 이지원,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세월에 장사 없는디. 세월호라고 세월을 어째 이겨요”
이 작품은 세월이 멈춰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흘러가는 세월을 이겨보고자 하던 사람들이 겪었던 사건과 투쟁에 대한 아주 내밀하고도 뜨거운 이야기이다. 그리고 세월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갈등했던 인물들이 끝끝내 서로 화해하는 이야기다. 병호와 수현은 꽤 괜찮은 부부 사이였다. 그러나 10년 전에 참혹한 사고로 둘째 딸을 잃고, 각자의 고통을 견디느라, 서로를 외면해왔다. 그러던 사이, 딸의 죽음을 감당할 수 없었던 병호는 점차 기억을 잃어간다. 수현 역시, 무기력함만 커진다. 그런 수현은 첫째 딸이 꾹꾹 눌러왔던 두려움에 관해 듣게 된다. ‘아빠마저 잃을까봐 두려워.’ 무기력에 갇혀있던 수현에게 남편인 병호을 찾아야만 하는 이유가 생긴다.
[리뷰] 가족과 시민이 함께 만든 영화 프로젝트 <봄이 온다>
다큐멘터리로, 극영화로, 세월호 10년을 돌아보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영화 프로젝트 <봄이 온다>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영상운동단체 연분홍치마가 공동 제작했다. 용산참사를 다룬 <두 개의 문>과 <공동정범> 등을 감독한 김일란 씨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지성 아빠 문종택 씨를 비롯해 세월호 가족들이 감독과 출연자로 영상 제작에 직접 참여했다. 세월호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상흔을 피해들과 그 곁에 선 시민들이 함께 기억하면서 ‘10년 이후’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함이다. 영화 프로젝트 <봄이 온다>는 장편 다큐멘터리 1편,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1편, 극영화 1편으로 이루어졌다. 공동체 상영을 준비중이며, 극영화 <목화솜 피는 날>은 올해 상반기 극장개봉을 추진하고 있다.
◈ 장편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 ◈
공동감독: 문종택(지성 아빠), 김환태
프로듀서: 김일권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를 함께 일군 부모들은 세월호 참사의 비극성을 알리기 위해 공연, 전시, 연극, 합창 등 다양한 매체의 문화생산자들이 되었다.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은 바로 스스로 재현의 주체가 된 세월호 유가족들의 적극적 기획으로 시작되었다. 공동감독 지성 아빠 문종택 씨는 유튜브 채널 ‘세월호 유가족 방송 416TV’의 제작자이다. 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5,000개의 영상을 채널에 업로드했다.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구체적인 법과 제도를 촉구하고, 그것이 실행되는 과정을 담을 예정이다. 이것은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지금 한국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생명을 존중하고 안전을 중시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세 가지 안부> ◈
■ Episode 01 타이밍 (감독 : 주현숙, 프로듀서 : 한경수)
“10주기, 이번에는 팽목항에 갈 수 있을까요?” 진도체육관을 마지막까지 지켰던 프리랜서 방송 피디가 되묻는다. 국제전문 피디로 전 세계 전쟁터에서 단련됐던 그이지만 세월호 참사 현장은 낯설었다. 거대한 인명피해, 당혹과 공포의 울음소리,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 혼돈 그리고 그 현장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언론을 보며 프리랜서 방송 피디들과 4.16기록단을 만들었다. 혼돈이 휩쓸고 간 현장은 긴 기다림이 차지했다. 실종된 아이가 죽어서 돌아오면 시신을 찾을 수 있어 기뻐하는 유가족, 그리고 남겨진 실종자 가족들. 끝없는 실종자 가족의 침잠. 세월호 100일 특집부터 2주기, 3주기 방송을 했지만 그가 본 현실은 오롯이 그에게 자리 잡아 한동안 팽목항을 찾질 못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참사를 보며 다시 질문한다. ‘우리는 2014년 4월 16일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내디뎠나. 우린 뭘 놓친 것인가?’
■ Episode 02 흔적 (감독 한영희, 프로듀서 한경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순화는 사춘기 아들, 창현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아무리 대화를 해보려고 해도 순화의 걱정을 잔소리로만 알아듣는 창현이가 순화는 매번 당황스럽기만 하다. 어느 날, 또 밤늦게 친구를 만나러 나가겠다는 창현이에게 잔소리를 해대며 집에 주저앉혔다. 그리고 다음 날 가방을 챙겨 수학여행을 떠났다. 3일 뒤, 창현이는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창현의 장례식 이후, 순화는 창현이의 친구로부터 동영상을 받게 된다. 그 동영상에는 순화가 결코 알지 못했던 창현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순화는 창현이의 동영상을 어떤 얼굴로 마주할까?
자신에게 가장 살갑게 굴던 막내, 호성이를 떠나보낸 부자는 집 안에서 계속해서 호성이의 환영을 보게 된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다른 유가족들을 따라 전국을 다녔다. 그리고 9년이란 그리움의 시간이 흘렀다. 집은 텅 비었고, 집의 빈 구석구석, 호성이를 그리워하는 물건들이 쌓였다. 부자의 집은 호성이의 집이 되었다. 그리고 돌아보게 되었다. 호성이 형의 존재를. 큰아들의 눈에 비친 자신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자꾸만 자문하게 된다.
■ Episode 03 드라이브 (감독 오지수, 프로듀서 조은솔)
찬 바람이 도는 가을날, 하얀색 SUV가 봉안당으로 향한다. 애진과 혜진 그리고 감독인 ‘나’는 그렇게 우리만의 드라이브를 시작한다. 1997년생 동갑내기들의 여행이다. 서툰 운전자 애진과 조수석의 혜진은 신나는 댄스곡을 들으며 연애와 직장에 대해 수다를 떨고, 봉안당에 있는 친구 ‘민지’에 대한 추억도 나눈다. 민지는 10년 전에 세월호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나는 그들의 추억을 들으며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민지를 상상한다. 민지는 소주파일까 맥주파였을까? 어떤 노래를 좋아했을까? 어떤 성격일까? 민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민지에 대한 호기심은 18살의 봄, 그날의 비극을 그리움으로 바꿔내고 있었다.
◈ 장편 극영화 <목화솜 피는 날> (2024년 상반기 개봉 예정) ◈
연출 : 신경수, 극본 : 구두리
출연 : 박원상, 우미화, 최덕문, 조희봉, 허정도, 민성욱, 박서연, 이지원,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세월에 장사 없는디. 세월호라고 세월을 어째 이겨요”
이 작품은 세월이 멈춰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흘러가는 세월을 이겨보고자 하던 사람들이 겪었던 사건과 투쟁에 대한 아주 내밀하고도 뜨거운 이야기이다. 그리고 세월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갈등했던 인물들이 끝끝내 서로 화해하는 이야기다. 병호와 수현은 꽤 괜찮은 부부 사이였다. 그러나 10년 전에 참혹한 사고로 둘째 딸을 잃고, 각자의 고통을 견디느라, 서로를 외면해왔다. 그러던 사이, 딸의 죽음을 감당할 수 없었던 병호는 점차 기억을 잃어간다. 수현 역시, 무기력함만 커진다. 그런 수현은 첫째 딸이 꾹꾹 눌러왔던 두려움에 관해 듣게 된다. ‘아빠마저 잃을까봐 두려워.’ 무기력에 갇혀있던 수현에게 남편인 병호을 찾아야만 하는 이유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