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편집인의 글- 우리는 4.16생명안전공원을 향해 갑니다
특집1- 우리, 책임지는 어른이 되자는 약속/세월호참사 당시 10대 세사람의 10년을 듣다
특집2-세월호참사 10년, 부서진 세계의 틈에 질긴 생명의 나무를 심다/4.16 국제 심포지움 돌아보기
진상규명- 진실을 향한 여정, 이제 우리의 이야기에 집중할 시간 /참사의 책임을 묻기 위해 남은 질문들
포토스토리-제주 청소년, 안전한 세상을 향해 페달을 밟다 /4.16 청소년 자전거 순례단 <집으로 가는 길>
인터뷰- “보여줄 수 없는 고통을 보이게 하는 게 이야기의 역할이죠” /배우 박원상
다른 참사를 만나다- 이태원 참사 특조위, 구조적 부정의와 공동체의 책임 묻기를/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4.16기억공간 소개- 바람이 감싸는 황토현 숲에 304그루의 생명을 심다 /정읍 '304그루 이팝나무 생명의 숲'
탐방- “정읍에서 이팝나무 안 가꾸고는 우리가 못 살지” /세월호 진상규명과 안전한 정읍을 위한 시민모임
4.16가족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의 안녕을 바라는 모든 말들이 모이는 곳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확대운영위원회
만화- 웹툰 <청소년과 청년, 재난을 살아내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리뷰- 세월호 생존자, 형제자매, 그 곁의 이야기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세월호 10주기에 출간된 인터뷰집과 에세이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월간 십육일>
활동 소개- 주요 활동 보고 (2024. 3~2024. 9)
2024 상반기 결산
함께하는 사람들
편집인의 말
우리는 4.16생명안전공원을 향해 갑니다
1894년 조선 말기, 부패한 집권 세력과 외세에 맞서 농민들이 일어섰습니다. 이 역사적 사건은 '모든 사람이 하늘처럼 소 중하고 평등하다'는 동학사상에 바탕을 둔 터라 동학농민혁명으로 불립니다. 그 첫 불꽃은 전라북도 정읍 지역에서 타올랐습 니다.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정읍시 황토현에는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기념시설이 가장 먼저 세워졌다고 합니다. 바로 동학농민군이 관군을 맞아 대승을 거둔 자리에 들어선 ‘갑오동학혁명기념탑’입니다.
이 탑에는 동학동민혁명의 사상적 바탕이 된 천도교의 교리이자 동학농민군의 구호인 ‘보국안민’이 한자로 새겨져 있습 니다. 그런데 본래 輔國安民인 한자를 첫 글자를 바꿔 保國安民으로 새겼다고 합니다. ‘돕다’라는 뜻의 한자 輔가 ‘지키다’라 는 뜻의 한자 保로 바뀐 것입니다. 왜일까요?
이 탑을 세운 주체는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세력입니다. 그 중심에는 18년간 대한민국을 독재한 박 정희가 있지요. 그는 정권을 잡고 2년 후인 1963년 갑오동학혁명기념탑 제막식에 참석해 5·16쿠데타를 ‘5·16혁명’이라 칭 하며 동학농민혁명과 그 이념이 일맥상통함을 주장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글자 하나 바꿨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크게 달라집니다. 보국을 輔國으로 쓸 때는, 나랏일을 돕는다는 뜻이 됩니다. 이때 나랏일이란 안민(安民), 즉 백성이 평안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제대로 정치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나라가 그 할 일을 제 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나라를 뜯어고쳐 바로잡는 일이야말로 보국(輔國)입니다.
그런데 보국을 保國으로 바꿔쓴 사람들은 그 선후관계를 역전합니다. 국민을 위해 나라를 잘 다스리는 게 아니라, 나라를 지켜야 국민의 안전이 있다고 외치는 것이지요. 이때 나라의 안전보장이란 실은 정권의 안전보장을 뜻한다는 걸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해 배웠습니다. 국가가 안보를 무기처럼 휘둘러 시민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무수히 많이 일어났으니까요. 그러 한 잘못과 불법을 정당화할 수단으로 정권이 사회적 기념물을 이용하려고 든 예는 이 외에도 참 많습니다.
그런데 그 갑오동학혁명기념탑 근처 언덕에 정읍 시민들이 만든 세월호 기억공간 ‘304그루 이팝나무 생명의 숲’이 있다 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304명의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그 공간에는 언제부턴가 그 숲을 조성한 시민들이 떠나보낸 소 중한 이들의 이름이 함께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정읍의 노란리본 시민들은 사고로 죽은 동생, 병으로 떠난 자식을 이곳에서 함께 추모하며 세월호참사를 자기 삶 속으로 더욱 깊이 끌어안고 있습니다. 이렇듯 전국 곳곳에 피해자와 시민 들이 만든 세 월호참사 기억공간들은 우리에게 추모와 애도의 사회적 의미를 계속해서 새롭게 일깨우고 있습니다. 사월십육일의약속은 이번호부터 그러한 공간들을 하나씩 돌아보고자 합니다.
재난참사의 추모비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때로는 돈 많고 힘 있는 기업의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생략되거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설치되어왔습니다. 추모공원은 산자의 공간에 들어설 수 없다는 사회적 편견도 굳건했습니다. 그 오랜 관행을 뿌 리 뽑고자 세월호참사의 추모공원인 4.16생명안전공원이 질기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4.16생명안전공원은 여기에서 더 나아 가 ‘재난참사의 기억공간에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채워낼 것인가’ 치열히 고민하도록 우리를 이끕니다. 설계과정에서부터 피해자와 시민 들이 참여한 4.16생명안전공원은 세워지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생성되는 공간이 될 것입 니다.
세월호참사 이후 열 번째 봄을 지나 열 번째 가을이 옵니다. 4.16생명안전공원 착공을 위해 마지막 힘을 모아낼 수 있도 록 각자가 선 곳에서 함께 행동해주세요. 고맙습니다.
2024년 가을, 「사월십육일의약속」 편집위원장 박희정
2024년 가을겨울호 사월십육일의 약속은 첨부파일을 누르시면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목차
편집인의 글- 우리는 4.16생명안전공원을 향해 갑니다
특집1- 우리, 책임지는 어른이 되자는 약속/세월호참사 당시 10대 세사람의 10년을 듣다
특집2-세월호참사 10년, 부서진 세계의 틈에 질긴 생명의 나무를 심다/4.16 국제 심포지움 돌아보기
진상규명- 진실을 향한 여정, 이제 우리의 이야기에 집중할 시간 /참사의 책임을 묻기 위해 남은 질문들
포토스토리-제주 청소년, 안전한 세상을 향해 페달을 밟다 /4.16 청소년 자전거 순례단 <집으로 가는 길>
인터뷰- “보여줄 수 없는 고통을 보이게 하는 게 이야기의 역할이죠” /배우 박원상
다른 참사를 만나다- 이태원 참사 특조위, 구조적 부정의와 공동체의 책임 묻기를/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4.16기억공간 소개- 바람이 감싸는 황토현 숲에 304그루의 생명을 심다 /정읍 '304그루 이팝나무 생명의 숲'
탐방- “정읍에서 이팝나무 안 가꾸고는 우리가 못 살지” /세월호 진상규명과 안전한 정읍을 위한 시민모임
4.16가족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의 안녕을 바라는 모든 말들이 모이는 곳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확대운영위원회
만화- 웹툰 <청소년과 청년, 재난을 살아내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리뷰- 세월호 생존자, 형제자매, 그 곁의 이야기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세월호 10주기에 출간된 인터뷰집과 에세이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월간 십육일>
활동 소개- 주요 활동 보고 (2024. 3~2024. 9)
2024 상반기 결산
함께하는 사람들
편집인의 말
우리는 4.16생명안전공원을 향해 갑니다
1894년 조선 말기, 부패한 집권 세력과 외세에 맞서 농민들이 일어섰습니다. 이 역사적 사건은 '모든 사람이 하늘처럼 소 중하고 평등하다'는 동학사상에 바탕을 둔 터라 동학농민혁명으로 불립니다. 그 첫 불꽃은 전라북도 정읍 지역에서 타올랐습 니다.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정읍시 황토현에는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기념시설이 가장 먼저 세워졌다고 합니다. 바로 동학농민군이 관군을 맞아 대승을 거둔 자리에 들어선 ‘갑오동학혁명기념탑’입니다.
이 탑에는 동학동민혁명의 사상적 바탕이 된 천도교의 교리이자 동학농민군의 구호인 ‘보국안민’이 한자로 새겨져 있습 니다. 그런데 본래 輔國安民인 한자를 첫 글자를 바꿔 保國安民으로 새겼다고 합니다. ‘돕다’라는 뜻의 한자 輔가 ‘지키다’라 는 뜻의 한자 保로 바뀐 것입니다. 왜일까요?
이 탑을 세운 주체는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세력입니다. 그 중심에는 18년간 대한민국을 독재한 박 정희가 있지요. 그는 정권을 잡고 2년 후인 1963년 갑오동학혁명기념탑 제막식에 참석해 5·16쿠데타를 ‘5·16혁명’이라 칭 하며 동학농민혁명과 그 이념이 일맥상통함을 주장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글자 하나 바꿨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크게 달라집니다. 보국을 輔國으로 쓸 때는, 나랏일을 돕는다는 뜻이 됩니다. 이때 나랏일이란 안민(安民), 즉 백성이 평안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제대로 정치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나라가 그 할 일을 제 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나라를 뜯어고쳐 바로잡는 일이야말로 보국(輔國)입니다.
그런데 보국을 保國으로 바꿔쓴 사람들은 그 선후관계를 역전합니다. 국민을 위해 나라를 잘 다스리는 게 아니라, 나라를 지켜야 국민의 안전이 있다고 외치는 것이지요. 이때 나라의 안전보장이란 실은 정권의 안전보장을 뜻한다는 걸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해 배웠습니다. 국가가 안보를 무기처럼 휘둘러 시민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무수히 많이 일어났으니까요. 그러 한 잘못과 불법을 정당화할 수단으로 정권이 사회적 기념물을 이용하려고 든 예는 이 외에도 참 많습니다.
그런데 그 갑오동학혁명기념탑 근처 언덕에 정읍 시민들이 만든 세월호 기억공간 ‘304그루 이팝나무 생명의 숲’이 있다 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304명의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그 공간에는 언제부턴가 그 숲을 조성한 시민들이 떠나보낸 소 중한 이들의 이름이 함께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정읍의 노란리본 시민들은 사고로 죽은 동생, 병으로 떠난 자식을 이곳에서 함께 추모하며 세월호참사를 자기 삶 속으로 더욱 깊이 끌어안고 있습니다. 이렇듯 전국 곳곳에 피해자와 시민 들이 만든 세 월호참사 기억공간들은 우리에게 추모와 애도의 사회적 의미를 계속해서 새롭게 일깨우고 있습니다. 사월십육일의약속은 이번호부터 그러한 공간들을 하나씩 돌아보고자 합니다.
재난참사의 추모비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때로는 돈 많고 힘 있는 기업의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생략되거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설치되어왔습니다. 추모공원은 산자의 공간에 들어설 수 없다는 사회적 편견도 굳건했습니다. 그 오랜 관행을 뿌 리 뽑고자 세월호참사의 추모공원인 4.16생명안전공원이 질기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4.16생명안전공원은 여기에서 더 나아 가 ‘재난참사의 기억공간에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채워낼 것인가’ 치열히 고민하도록 우리를 이끕니다. 설계과정에서부터 피해자와 시민 들이 참여한 4.16생명안전공원은 세워지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생성되는 공간이 될 것입 니다.
세월호참사 이후 열 번째 봄을 지나 열 번째 가을이 옵니다. 4.16생명안전공원 착공을 위해 마지막 힘을 모아낼 수 있도 록 각자가 선 곳에서 함께 행동해주세요. 고맙습니다.
2024년 가을, 「사월십육일의약속」 편집위원장 박희정
2024년 가을겨울호 사월십육일의 약속은 첨부파일을 누르시면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