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억교실의 노트가 내게 건넨 말
안산시민 고명선
서울시의회 앞마당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는데 한 시민이 다가옵니다.
"아이를 잃으셨나요?"
"아니요."
"그럼 나중에 여기 기억공간에서 일할 건가요?"
"아닌데요."
"그런데 왜 여기 있어요?"
"저는 안산에 사는 시민인데요.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나는 왜 피켓을 들고 길 위에 서 있을까요?
두 번 다시 어떤 참사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참사가 일어나면 다시 그 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무너지기 시작해서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그 전과 똑같을 수 없지만 함께 기억하고 행동하는 과정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힘이 생기고 세상을 다시 바라볼 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다시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반드시 알아야 하고, 세월호참사를 기억하고 있다고 계속 외치면서 사회적 공감을 만들어가고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약속해왔습니다.
어느 해 봄 안산 화랑유원지 근처에 걸려있는 노란 현수막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제 그만 해야지”, “저렇게 계속 떼를 쓰면 어떻해”,“도대체 몇 년을 우려먹는 거야”라고 말했을 때 처음에는 너무 속상해서 눈물만 흘렀습니다. 예전에 청와대나 광화문에서 피케팅을 하는데 ‘시체팔이’라고 유가족 앞에서 말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왜 사람들은 참사를 겪은 사람들에 대해 함부로 말할까? 혐오와 차별의 말이 어떻게 계속되는 걸까? 나와 상대방을 갈라놓고 마치 나와 상관없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사회구조적 문제로 보지 못하고 개인의 불행이라는 듯이 말할까? 세월호참사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있고 보이든 보이지 않든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현재 자신이 느끼는 불안을 마치 다른 사람때문이라고 말하면서 다른 누군가에게 함부로 말하는 것은 불안의 본질이 가려지는 것이 아닐까요? 서로 연결된 우리는 서로를 돌보고 서로를 살린다고 봅니다.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것이 나와 이웃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에 사람들과 마음을 모아 기억과 약속의 길과 4.16 생명안전공원건립을 위한 별빛걷기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참사와 관련해서 좀 더 용기를 내고 활동하게 된 것은 세월호참사로 별이 된 단원고 학생 250명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부터였어요. 단원고 4.16기억교실에는 별이 된 아이들 책상마다 기억 노트가 있습니다. 기억 노트에는 엄마아빠는 물론 별이 된 아이들의 친구와 선후배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글을 남겨놓고 갑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꿈을 알아가면서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점점 깊어졌습니다. 참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우리가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는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2014년 4월 슬픔과 아픔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세월호참사가 일어났을 때 아이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며 간절한 마음을 모았고, 정부가 보여준 믿을 수 없는 모습에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한마음으로 광장에 모여 외쳤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은 모두 각자가 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며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월호참사를 통해 기억이 힘이 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많은 시민들의 기억이 앞으로 길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열두번째 봄을 맞이합니다.
4,16 이전과 이후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는 첫 마음을 잊지않고 끝까지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특집]
기억교실의 노트가 내게 건넨 말
안산시민 고명선
서울시의회 앞마당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는데 한 시민이 다가옵니다.
"아이를 잃으셨나요?"
"아니요."
"그럼 나중에 여기 기억공간에서 일할 건가요?"
"아닌데요."
"그런데 왜 여기 있어요?"
"저는 안산에 사는 시민인데요.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나는 왜 피켓을 들고 길 위에 서 있을까요?
두 번 다시 어떤 참사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참사가 일어나면 다시 그 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무너지기 시작해서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그 전과 똑같을 수 없지만 함께 기억하고 행동하는 과정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힘이 생기고 세상을 다시 바라볼 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다시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반드시 알아야 하고, 세월호참사를 기억하고 있다고 계속 외치면서 사회적 공감을 만들어가고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약속해왔습니다.
어느 해 봄 안산 화랑유원지 근처에 걸려있는 노란 현수막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제 그만 해야지”, “저렇게 계속 떼를 쓰면 어떻해”,“도대체 몇 년을 우려먹는 거야”라고 말했을 때 처음에는 너무 속상해서 눈물만 흘렀습니다. 예전에 청와대나 광화문에서 피케팅을 하는데 ‘시체팔이’라고 유가족 앞에서 말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왜 사람들은 참사를 겪은 사람들에 대해 함부로 말할까? 혐오와 차별의 말이 어떻게 계속되는 걸까? 나와 상대방을 갈라놓고 마치 나와 상관없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사회구조적 문제로 보지 못하고 개인의 불행이라는 듯이 말할까? 세월호참사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있고 보이든 보이지 않든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현재 자신이 느끼는 불안을 마치 다른 사람때문이라고 말하면서 다른 누군가에게 함부로 말하는 것은 불안의 본질이 가려지는 것이 아닐까요? 서로 연결된 우리는 서로를 돌보고 서로를 살린다고 봅니다.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것이 나와 이웃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에 사람들과 마음을 모아 기억과 약속의 길과 4.16 생명안전공원건립을 위한 별빛걷기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참사와 관련해서 좀 더 용기를 내고 활동하게 된 것은 세월호참사로 별이 된 단원고 학생 250명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부터였어요. 단원고 4.16기억교실에는 별이 된 아이들 책상마다 기억 노트가 있습니다. 기억 노트에는 엄마아빠는 물론 별이 된 아이들의 친구와 선후배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글을 남겨놓고 갑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꿈을 알아가면서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점점 깊어졌습니다. 참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우리가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는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2014년 4월 슬픔과 아픔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세월호참사가 일어났을 때 아이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며 간절한 마음을 모았고, 정부가 보여준 믿을 수 없는 모습에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한마음으로 광장에 모여 외쳤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은 모두 각자가 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며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월호참사를 통해 기억이 힘이 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많은 시민들의 기억이 앞으로 길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열두번째 봄을 맞이합니다.
4,16 이전과 이후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는 첫 마음을 잊지않고 끝까지 함께 걸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