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십육일의약속[4.16가족들을 소개합니다] 4.16꿈숲학교 여름교실-너와 나의 꿈이 숲처럼 우거진다면

너와 나의 꿈이 숲처럼 우거진다면

[4.16가족들을 소개합니다] 4.16꿈숲학교 여름교실

 

이슬하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엄마 아빠들은 늘 이 질문을 마음에 품고 삽니다. “우리 아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그날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는 그 질문으로부터 나옵니다. 아이들의 빛나던 눈동자를 기억하기에 4.16가족협의회는 청소년과 많은 활동을 함께합니다. 그중 하나가 <4.16꿈숲학교>입니다. <4.16꿈숲학교>는 4.16가족과 청소년들이 공예, 연극, 요리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생명존중과 안전사회의 가치를 함께 나누는 장입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4주간 열린 특별교실 현장을 전합니다.

지난 8월 26일 토요일, 안산에 있는 4.16꿈숲학교를 찾았다. 벽면 가득 단원고 희생 학생들이 꾸었던 꿈이 적혀있는 이 학교는 청소년들의 배움터이자 놀이터이며 쉼터다. 유달리 무더웠던 지난여름, 이곳에서 작은 교실이 열렸다. 캐치프레이즈는 “지구를 돌보고, 나를 돌아보는 여름”이다. 8월 매주 토요일마다 열린 이번 여름교실은 두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4.16공방과 함께하는 놀이공작소와 4.16가족나눔봉사단과 함께하는 꿈마중교실이다. 그 마지막 수업을 함께했다.

 

유기견의 마음과 기후위기

놀이공작소 문연옥 선생님(태민 엄마)이 끈 하나를 들고 시범을 보인다. 놀이공작소는 업사이클 프로그램으로, 그간 커피박(커피 찌꺼기) 화분 꾸미기, 양말목으로 토끼 바구니 만들기, 에센스 화장품 만들기 활동을 했다. 오늘의 수업목표는 유기견 후원 팔찌 만들기. 자기 몫의 얇은 실 가닥을 노려보는 학생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실을 자르고 매듭을 지으며 조금씩 팔찌의 모양을 만들어간다.

같은 시간, 꿈마중교실은 윤옥희 선생님(웅기 엄마)의 기후위기 강의가 한창이다. 박정화 선생님(은정 엄마)이 지난 3주 동안 모은 음식물 쓰레기를 들어 보인다. 남기지 않으려 노력했는데도 양이 제법 된다. 요리 프로그램인 꿈마중교실에서는 그동안 꼬마김밥과 비건 햄버거, 설거짓거리를 줄일 수 있는 원팬 요리를 만들었다. 오늘은 수박화채를 만들어 먹는 날. 앞치마를 두르고 위생 모자를 쓰는 모습이 이제는 익숙하다. 정화 선생님이 큼직한 수박을 썰어 학생들에게 나눠준다. 학생들이 저마다 칼과 숟가락을 이용해 껍질을 벗겨낸다. “저희 이거 다 먹어요?” 큰 통 가득 담긴 화채를 보고 놀란 손하연 학생의 말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선생님한테는 줄 마음이 없나 봐!” 각자 퍼가기 바빠 선생님은 안중에도 없는 학생들 때문에 또다시 웃음바다가 된다.

화채를 다 먹은 꿈마중교실 학생들이 펜을 하나씩 든다. 남은 상자를 이용해 환경 표어를 지어본다. 처음엔 주저하던 학생들이 이내 망설임 없이 적어 내려간다. “동물 죽이지 않기!” “환경을 위해 음식물을 남기지 않고 다 먹겠습니다.” 음식물을 남기지 않겠다는 말을 누군가 이렇게 바꿔 말해 모두의 웃음이 터졌다. “환경을 위해 살을 빼지 않겠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수료식 현장. 놀이공작소와 꿈마중교실 학생들이 한데 모였다. 지난 1달 동안 행복했다고 입을 뗀 김순길 선생님(윤희 엄마)은 “꿈을 펼치지 못하고 떠난 아이들을 생각하며, 여러분이 어디를 가든 안전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환경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워간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다음 만남을 기약한 학생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여름도 어느덧 천천히 기울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