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2월 13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4.16생명안전공원 착공식이 열렸습니다. <세월호 피해지원법>에 명시된 ‘추모공원 조성 및 추모기념관 건립’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1년이 지나서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명존중과 안전사회 건설의 이정표가 될 4.16생명안전공원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4·16재단에서는 공원이 완공될 때까지 매월 공사가 진행되는 소식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공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글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합니다.
나는 나의 기억과 약속을 믿지 않는다.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기억과 약속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내 자신을 부여잡고 있을 뿐이다.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곗바늘의 속도는 흐트러짐이 없다. 속도는 일정하고 부자든 빈자든 남자든 여자든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다.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초등학생이라고 빠르게 돌아가지 않고, 연인과의 꿈 같은 데이트를 1분 1초라도 더 지속하고 싶은 청춘이라고 천천히 돌아가지 않는다. 그럴 때면 시간은 야속하기 그지없는 밉상이다.
바로 그 특성 때문에, 처한 조건에 따라 각자가 느끼는 시간의 심리적 길이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방학을 애타게 기다리는 초등학생에게는 더없이 길고, 꿈같은 청춘에게는 더없이 짧다. 같은 사람에게도 어릴 때는 달팽이 속도이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화살 속도인 것처럼, 각자의 삶에 투영되는 시간의 길이도 동일하지 않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2년이 흘렀다. 그 12년이란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짧고 누군가에는 길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자식과 부모·형제자매를 잃은 유가족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엊그제일 것이다. 희생자와 인연이 없거나 하루하루 일상이 버거운 누군가에게는 아득한 옛날의 참사일 수도 있다.
이처럼 저마다 제각각인 시간의 길이는 기억의 강도에 영향을 끼친다. 세월호 참사처럼 잊지 않아야 하는 측면에서 보면, 안타깝게도 기억의 강도는 시간의 길이와 반비례한다. 시간의 길이가 늘어날수록 기억의 강도는 옅어진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 먹을수록 기억은 흐려지고 사라진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모든 국민이 경악했다. TV 화면 앞에 붙어 앉아 발을 동동 굴렀고 눈물을 흘렸다. 구조하지 않은 정부에 분노했다. 세월호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는 600만 명이 참여했다. 유례가 없는 서명이었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6.25전쟁 다음으로 온 국민이 똑같이 트라우마를 겪은 참사였다.
노동·시민 사회는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시점으로 되돌아가 보면, 그 약속을 한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잊지 않고 함께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1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잊지 않겠다던 그 기억은 많은 사람에게서 희미해졌고, 그에 따라 함께 하겠다는 약속도 무뎌졌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 상황을 슬퍼하거나 탓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바로 망각의 동물이라는 인간 본성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에 맞서 기억의 끈을 부여잡고 있는 누군가도 결국은 죽음에 이르고, 죽음과 함께 기억은 사라진다.
생명안전공원이 반드시 또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다. 생명안전공원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안이다. 생명안전공원은 세월호 참사를 직간접으로 겪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두 사라져도 남을 수 있는 기억 공간이다. 국가기념일을 지정하고, 4·16재단을 만들고, 선체를 보존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생명안전공원은 인간 기억의 한계를 국가가 체계화해서 사회의 기억으로 승화시키는 상징이다. 100년이 흐르고 그보다 더한 시간이 흐르더라도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사회적으로 이어 갈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참사의 고통과 슬픔을 반복하지 않고 생명안전사회를 만들 수 있다. 유가족이 모두 사라져도 유가족의 자식·부모·형제자매들의 억울한 죽음이 사회의 기억 속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기억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생명안전공원이다.
** 4.16생명안전공원 건립 진행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




4.16생명안전공원 8월 공사 현장 기록 (2026.8.26)
처서가 지났지만 아직은 무더위가 물러나지 않고 있는 8월이네요. 4·16생명안전공원은 기초 터파기 공사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골조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바닥 콘트리트 작업 및 건물을 만들기 위한 철근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설계공모 전시 당선팀은 공원 상설전시 공간에 구현될 전시 콘텐츠 기본 설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나씩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4·16생명안전공원이 시민들의 기억과 안전을 위한 소중한 공간으로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2025년 2월 13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4.16생명안전공원 착공식이 열렸습니다. <세월호 피해지원법>에 명시된 ‘추모공원 조성 및 추모기념관 건립’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1년이 지나서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명존중과 안전사회 건설의 이정표가 될 4.16생명안전공원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4·16재단에서는 공원이 완공될 때까지 매월 공사가 진행되는 소식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공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글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합니다.
나는 나의 기억과 약속을 믿지 않는다.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기억과 약속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내 자신을 부여잡고 있을 뿐이다.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곗바늘의 속도는 흐트러짐이 없다. 속도는 일정하고 부자든 빈자든 남자든 여자든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다.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초등학생이라고 빠르게 돌아가지 않고, 연인과의 꿈 같은 데이트를 1분 1초라도 더 지속하고 싶은 청춘이라고 천천히 돌아가지 않는다. 그럴 때면 시간은 야속하기 그지없는 밉상이다.
바로 그 특성 때문에, 처한 조건에 따라 각자가 느끼는 시간의 심리적 길이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방학을 애타게 기다리는 초등학생에게는 더없이 길고, 꿈같은 청춘에게는 더없이 짧다. 같은 사람에게도 어릴 때는 달팽이 속도이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화살 속도인 것처럼, 각자의 삶에 투영되는 시간의 길이도 동일하지 않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2년이 흘렀다. 그 12년이란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짧고 누군가에는 길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자식과 부모·형제자매를 잃은 유가족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엊그제일 것이다. 희생자와 인연이 없거나 하루하루 일상이 버거운 누군가에게는 아득한 옛날의 참사일 수도 있다.
이처럼 저마다 제각각인 시간의 길이는 기억의 강도에 영향을 끼친다. 세월호 참사처럼 잊지 않아야 하는 측면에서 보면, 안타깝게도 기억의 강도는 시간의 길이와 반비례한다. 시간의 길이가 늘어날수록 기억의 강도는 옅어진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 먹을수록 기억은 흐려지고 사라진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모든 국민이 경악했다. TV 화면 앞에 붙어 앉아 발을 동동 굴렀고 눈물을 흘렸다. 구조하지 않은 정부에 분노했다. 세월호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는 600만 명이 참여했다. 유례가 없는 서명이었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6.25전쟁 다음으로 온 국민이 똑같이 트라우마를 겪은 참사였다.
노동·시민 사회는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시점으로 되돌아가 보면, 그 약속을 한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잊지 않고 함께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1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잊지 않겠다던 그 기억은 많은 사람에게서 희미해졌고, 그에 따라 함께 하겠다는 약속도 무뎌졌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 상황을 슬퍼하거나 탓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바로 망각의 동물이라는 인간 본성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에 맞서 기억의 끈을 부여잡고 있는 누군가도 결국은 죽음에 이르고, 죽음과 함께 기억은 사라진다.
생명안전공원이 반드시 또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다. 생명안전공원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안이다. 생명안전공원은 세월호 참사를 직간접으로 겪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두 사라져도 남을 수 있는 기억 공간이다. 국가기념일을 지정하고, 4·16재단을 만들고, 선체를 보존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생명안전공원은 인간 기억의 한계를 국가가 체계화해서 사회의 기억으로 승화시키는 상징이다. 100년이 흐르고 그보다 더한 시간이 흐르더라도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사회적으로 이어 갈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참사의 고통과 슬픔을 반복하지 않고 생명안전사회를 만들 수 있다. 유가족이 모두 사라져도 유가족의 자식·부모·형제자매들의 억울한 죽음이 사회의 기억 속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기억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생명안전공원이다.
** 4.16생명안전공원 건립 진행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
4.16생명안전공원 8월 공사 현장 기록 (2026.8.26)
처서가 지났지만 아직은 무더위가 물러나지 않고 있는 8월이네요. 4·16생명안전공원은 기초 터파기 공사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골조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바닥 콘트리트 작업 및 건물을 만들기 위한 철근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설계공모 전시 당선팀은 공원 상설전시 공간에 구현될 전시 콘텐츠 기본 설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나씩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4·16생명안전공원이 시민들의 기억과 안전을 위한 소중한 공간으로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