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발언] 이태원참사 합동분향소 추모 촛불문화제 김순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 발언

2023-03-08

안녕하세요?

저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 단원고 2학년 9반 진윤희 엄마 김순길입니다.

2014년 4월 16일 하루아침에 잘 다녀오겠다며 수학여행을 간 딸을 영영 보지 못한 채 견디어 온 날이 벌써 9년이 다 되어갑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고 꽃들이 피는 계절이 돌아오고 있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가슴은 언제나 차갑게 시리고 아픕니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장면과 304명이 구조되지 못하고 바다에 수장되는 장면을 목격했던 국민들은 분노하며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쳤고 반드시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9년의 세월동안 싸워왔지만, 또다시 10.29 이태원 참사로 159명의 생명들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세월호참사 부모들은 이태원 참사를 보며 미안했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싸우지 않아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못해서 안타까운 참사를 또다시 만들었다는 미안함에 힘들어했습니다.

다시는 우리 같은 유가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왜 국가는 피해자가 피해자를 위로하게 만들고 피해자가 나서서 진상규명을 외쳐야하고 피해자들과 시민들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한다고 거리로 나와 싸워야 합니까? 

세월호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만 안전한 세상이 될 거라고 요구하는 유가족과 시민들을 국정원과 기무사가 불법 사찰하고 진상규명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였다는 것이 명백히 들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사법부는 그들에게 증거불충분이란 이유로 무죄를 선고 했습니다.

이렇듯 국가는 책임져야하는 자들에겐 책임을 묻지 않고 말단만 처벌하는 행태를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는 모든 참사들을 기억하고 성찰하여 반복되는 재난 참사들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대비하는데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그러기위해선 재난 참사들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책임을 회피하고 기억에서 지우려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행위들을 하지 마십시오.

10.29이태원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자들을 반드시 처벌하고 피해자들을 모독하고 혐오하는 2차 피해를 당하는 피해자들을 국가가 책임지고 지켜주십시오.

그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더 이상 피해자들이 거리로 나가 싸우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인간의 존엄과 피해자들의 권리가 존중 받고 함께 살고 함께 나누는 세상을 위해 우리는 연대하고 함께 싸워 나갈 것입니다.

10.29이태원참사 피해자 가족 여러분이 포기하지 않는 한 세월호참사 피해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하겠습니다. 힘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