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영상/사진/기억의 글) 세월호참사 2년, 기억식

2016-04-16

 

<세월호참사 2년, 기억식_'기억의 글'>

 

안녕하십니까 단원고 2학년 7반 찬호아빠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전명선입니다. 
304명의 희생자와 미수습자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저희 가족들을 돕고 함께 해준 국민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희 가족들은 아직도 2014년 4월 16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봄이 왔건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내일도 4월 16일 이라는 참담한 현실이 그대로일 뿐입니다.

 

아직도 세월호냐고 묻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우리도 정말 그날을 벗어나고 싶습니다. 왜 그랬는지 우리 아이들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이유라도 알고 밝혀내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제대로 책임을 지기만 하면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영원히 지우지 못할 상처와 아픔은 그대로겠지만 그래도 돌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라도 있기를 진정으로 염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믿을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한 우리 가족들은 참사 후 2년 동안 더더욱 믿을 수 없는 상황들을 목격했습니다. 참사 당시 팽목항에는 국민을 보호하는 국가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이 되면 법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진실규명을 하고 책임자도 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꿈에 불과했습니다. 수백만 국민의 요청으로 입법이 된 법에 따라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했지만 진상조사는 번번이 방해에 직면해야 했고 지금은 심지어 강제 조기 중단 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대통령과 19대 국회에서 명백하게 약속 했던 특검역시 무산 될 위기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많은 정치인 분들이 오셨습니다. 우리 가족 역시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20대 총선에 임해 투표를 했고 그 결과도 관심 있게 보았습니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위대한 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진실을 외면하고 독선과 독단으로 국민을 무시하면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지를 보게 되면서 우리는 커다란 위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치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호소 드리고자 합니다. 부디 진상조사가 조기에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을 약속해 주십시오. 이미 416가족협의회는 많은 후보자, 당선자들로부터 세월호 4대정책 과제를 약속 받았습니다. 그 약속 반드시 지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세월호가 온전하게 인양되고 아홉 명의 미수습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특별조사위원회가 제대로 된 조사보장을 통해 세월호 인양 후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약속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저는 이번 총선 과정과 결과, 그리고 2주기를 국내와 해외에서 준비하는 시민들과 재외동포 여러분들을 보면서 아직도 잊지 않고 있는 많은 분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누군가는 잊으라고 가만히 있으라고 이제 끝내자고 끊임없이 되 뇌이고 주입하려 했지만 우리 국민들은 결코 순응하지도 속지도 않았습니다. 국민의 준엄한 심판의 의지는 사상 유래 없는 결과까지 나타나게 했습니다.

 

너무나 고마운 국민여러분. 
진실을 밝힐 때까지 끝까지 잊지 않고 노란리본을 다는 소중한 작은 행동 하나부터 함께 해 나갈 것을부탁드립니다. 저역시 국민들에게 배운 것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참사를 겪은 후 국민들은 이렇게 말하고 약속했습니다.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지 않겠다’, ‘잊지 않고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겠다’, ‘함께 손을 잡겠다’, ‘행동 할 것이다’. 이것이 제게 가르침을 준 4가지 내용이었습니다. 이것은 첫째 주인의식을 가지고, 둘째 진실과 정의를 위하여, 셋째 함께 연대하고, 넷째 행동과 실천으로 변화를 이뤄내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모든 이들의 보편적인 공감대를 통해서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함께 할 것을 다짐합니다.


304명의 귀중한 생명은 5천만 우리 국민 모두의 생명, 국민 모두의 안전과 똑같은 것임을 잊지 않고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도록 함께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단법인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2학년 7반 찬호아빠 전명선

 

 

*아래는 <세월호참사 2년, 기억식> 에서 상영한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