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모두 말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사회는 달라져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약속을 지킵시다. 참사 이전의 사회와 단절을 선언하고, 참사 이후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함께 밝히자고 제안합니다.
1.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현실을 기억합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모두 약속했습니다. 끝까지 잊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제 다시 묻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2014년 4월 16일 아침,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를 포함한 304명의 희생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것 외에 우리는 아직 함께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과 국민이 따로 또 같이 1년이 넘는 시간을 겪으며 우리는 수많은 경험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억울함, 분노, 절망으로 우리를 내몰았던 경험들 말입니다. 그것에 이름을 붙여본다면, 인간의 존엄이 훼손된 경험이라고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그저 안타깝고 슬프고 화나는 일을 겪은 것이 아니라 인권을 침해하는 하나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2. 사회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존엄을 훼손하고 무시한 결과, 참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사회가 만들어졌고, 여전히 그 사회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기업은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을 앞세우고, 정부는 국민의 권리보다 권력의 보호에 골몰하며, 어떤 이들은 공감과 연대보다 모욕에 익숙합니다. 이와 같은 모습은 개개의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서로 맞물려 우리를 억압하는 힘을 더욱 발휘하는 구조임을, 우리는 목격하고 확인했습니다. 이런 구조가 세월호 참사를 낳았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미래에도 우리의 존엄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 역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달라져야 하는 것은 몇몇 문제에 그치지 않는 구조 자체입니다. 혼자서 조심하고 피한다고 해서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낳은 구조가 견고할수록 우리는 더욱 손잡고 연대해야 합니다.
3. 무엇이 안전인지, 인간의 존엄에 기초하여 우리가 말합시다
누구나 존엄과 안전을 누릴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추구할 안전은 어떤 가치인가요? 누군가 나서서 지켜주기를 바라며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남기 위해 제각각 경쟁하며 구매하는 것도 아닙니다. 위험을 줄이고 참사의 피해를 줄이는 것은 인권의 문제입니다. 취약한 개인이나 집단에 더욱 큰 위험을 떠넘기는 구조에 맞서 근원적인 평등을 이루는 것이 안전입니다. 우리의 삶을 구속하려는 공포와 비참으로부터 함께 자유로워지는 것이 안전입니다. 구조적 억압을 제거하기 위해 공동체에 참여하며 실천하는 연대가 안전입니다. 우리가 함께 이루려는 안전이 무엇인지 충분히 따져보지 않는다면 자칫 우리가 원하는 정반대의 결과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국가가 툭 하면 말해온 안전은 오히려 우리의 자유와 평등, 연대를 해쳐왔기 때문입니다.
4. 피해자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속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는 수많은 참사를 겪어왔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잊어왔습니다. 언제나 비슷한 문제들이 드러났지만, 못이긴 척 정부가 나서서 누군가를 엄벌에 처하겠다거나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했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고 잊었습니다. 물러서지 않고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피해자들이 있으면 보상이 부족한가보다 하고 남 문제로 여겼습니다.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진실과 정의, 배상과 재발방지에 대한 피해자의 권리는 거래나 선택을 강요당해서는 안 됩니다. 실종자, 희생자, 생존자와 그 가족들, 그들을 돕거나 피해를 막기 위해 나섰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았던 우리가 어느새 우리를 위험으로 내몰고 있었습니다. 피해자의 권리가 곧 우리의 권리임을 잊지 않고 끝까지 함께 행동해야 합니다.
5. 다른 사회를 열기 위한 우리의 책임은 우리의 권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안한 마음을 가슴 한편에 지니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우리의 미안함은 무엇에 대한, 무엇을 향한 미안함일까요? 혹시 누군가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의 무게를 대신 나눠 진 채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인권의 시선으로 책임을 밝혀야 합니다. 인권은 인간의 존엄이라는 기초 위에 서 있는 푯대입니다.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고 실현하지 못하는 정부는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정부뿐만 아니라 인권침해의 구조에 개입된 기업, 언론 등의 행위주체들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것이 정의입니다. 우리의 미안함은 우리를 짓누르는 상처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책임져야 할 자가 책임질 때, 우리는 참사로부터 자유로운 사회에서 우리의 권리를 누릴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책임을 묻는 행동은 우리의 정치적 책임이자 권리입니다.
6.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인권선언은 행동입니다
권리는 선물이 아닙니다. 시대와 장소를 넘어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싸워온 역사가 인권입니다. 국제인권법과 헌법이 이미 제시하는 수많은 권리들은 누군가의 치열한 투쟁이 남긴 기록입니다. 앞서 겪은 사람들의 증언에 귀 기울이며 우리 스스로 목소리 내기를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달라져야 할 것을 고집하는 세력에 경고하며 우리의 권리를 현실에 새깁시다. 모두의 생명과 안전, 자유로운 표현과 결사, 인간다운 노동과 생활 등 우리 스스로 인권의 목록을 써내려갑시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함께 배우면 되고 부딪치는 의견이 있다면 함께 토론하면 됩니다. 세상을 바꿔온 것은 인간의 존엄에 대한 감각을 놓치지 않으며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소박한 상식과 작은 행동이었습니다. 함께 선언하는 우리가 바로 살아있는 인권입니다.
2016년 4월 우리 모두의 이름으로 인권선언을 선포합시다.
그때까지 함께 선언할 사람들을 조직합시다.
416인권선언운동의 취지와 목적을 알리는 작은 간담회를 열어 첫발을 떼어주십시오.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모두 말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사회는 달라져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약속을 지킵시다. 참사 이전의 사회와 단절을 선언하고, 참사 이후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함께 밝히자고 제안합니다.
1.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현실을 기억합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모두 약속했습니다. 끝까지 잊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제 다시 묻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2014년 4월 16일 아침,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를 포함한 304명의 희생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것 외에 우리는 아직 함께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과 국민이 따로 또 같이 1년이 넘는 시간을 겪으며 우리는 수많은 경험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억울함, 분노, 절망으로 우리를 내몰았던 경험들 말입니다. 그것에 이름을 붙여본다면, 인간의 존엄이 훼손된 경험이라고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그저 안타깝고 슬프고 화나는 일을 겪은 것이 아니라 인권을 침해하는 하나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2. 사회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존엄을 훼손하고 무시한 결과, 참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사회가 만들어졌고, 여전히 그 사회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기업은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을 앞세우고, 정부는 국민의 권리보다 권력의 보호에 골몰하며, 어떤 이들은 공감과 연대보다 모욕에 익숙합니다. 이와 같은 모습은 개개의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서로 맞물려 우리를 억압하는 힘을 더욱 발휘하는 구조임을, 우리는 목격하고 확인했습니다. 이런 구조가 세월호 참사를 낳았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미래에도 우리의 존엄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 역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달라져야 하는 것은 몇몇 문제에 그치지 않는 구조 자체입니다. 혼자서 조심하고 피한다고 해서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낳은 구조가 견고할수록 우리는 더욱 손잡고 연대해야 합니다.
3. 무엇이 안전인지, 인간의 존엄에 기초하여 우리가 말합시다
누구나 존엄과 안전을 누릴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추구할 안전은 어떤 가치인가요? 누군가 나서서 지켜주기를 바라며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남기 위해 제각각 경쟁하며 구매하는 것도 아닙니다. 위험을 줄이고 참사의 피해를 줄이는 것은 인권의 문제입니다. 취약한 개인이나 집단에 더욱 큰 위험을 떠넘기는 구조에 맞서 근원적인 평등을 이루는 것이 안전입니다. 우리의 삶을 구속하려는 공포와 비참으로부터 함께 자유로워지는 것이 안전입니다. 구조적 억압을 제거하기 위해 공동체에 참여하며 실천하는 연대가 안전입니다. 우리가 함께 이루려는 안전이 무엇인지 충분히 따져보지 않는다면 자칫 우리가 원하는 정반대의 결과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국가가 툭 하면 말해온 안전은 오히려 우리의 자유와 평등, 연대를 해쳐왔기 때문입니다.
4. 피해자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속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는 수많은 참사를 겪어왔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잊어왔습니다. 언제나 비슷한 문제들이 드러났지만, 못이긴 척 정부가 나서서 누군가를 엄벌에 처하겠다거나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했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고 잊었습니다. 물러서지 않고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피해자들이 있으면 보상이 부족한가보다 하고 남 문제로 여겼습니다.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진실과 정의, 배상과 재발방지에 대한 피해자의 권리는 거래나 선택을 강요당해서는 안 됩니다. 실종자, 희생자, 생존자와 그 가족들, 그들을 돕거나 피해를 막기 위해 나섰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았던 우리가 어느새 우리를 위험으로 내몰고 있었습니다. 피해자의 권리가 곧 우리의 권리임을 잊지 않고 끝까지 함께 행동해야 합니다.
5. 다른 사회를 열기 위한 우리의 책임은 우리의 권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안한 마음을 가슴 한편에 지니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우리의 미안함은 무엇에 대한, 무엇을 향한 미안함일까요? 혹시 누군가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의 무게를 대신 나눠 진 채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인권의 시선으로 책임을 밝혀야 합니다. 인권은 인간의 존엄이라는 기초 위에 서 있는 푯대입니다.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고 실현하지 못하는 정부는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정부뿐만 아니라 인권침해의 구조에 개입된 기업, 언론 등의 행위주체들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것이 정의입니다. 우리의 미안함은 우리를 짓누르는 상처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책임져야 할 자가 책임질 때, 우리는 참사로부터 자유로운 사회에서 우리의 권리를 누릴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책임을 묻는 행동은 우리의 정치적 책임이자 권리입니다.
6.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인권선언은 행동입니다
권리는 선물이 아닙니다. 시대와 장소를 넘어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싸워온 역사가 인권입니다. 국제인권법과 헌법이 이미 제시하는 수많은 권리들은 누군가의 치열한 투쟁이 남긴 기록입니다. 앞서 겪은 사람들의 증언에 귀 기울이며 우리 스스로 목소리 내기를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달라져야 할 것을 고집하는 세력에 경고하며 우리의 권리를 현실에 새깁시다. 모두의 생명과 안전, 자유로운 표현과 결사, 인간다운 노동과 생활 등 우리 스스로 인권의 목록을 써내려갑시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함께 배우면 되고 부딪치는 의견이 있다면 함께 토론하면 됩니다. 세상을 바꿔온 것은 인간의 존엄에 대한 감각을 놓치지 않으며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소박한 상식과 작은 행동이었습니다. 함께 선언하는 우리가 바로 살아있는 인권입니다.
2016년 4월 우리 모두의 이름으로 인권선언을 선포합시다.
그때까지 함께 선언할 사람들을 조직합시다.
416인권선언운동의 취지와 목적을 알리는 작은 간담회를 열어 첫발을 떼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