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보고]
진상규명 북토크 《해경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들을 사랑하는 크기만큼 찾아낸 진실
세월호참사 12주기를 지나, 화창한 봄볕이 내리쬐던 지난 5월 7일 오후, 4.16연대는 12년 전 그날의 진실을 향한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사랑하는 아들 수현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직 '해경 구조 방기'의 진실을 밝히고자 사투를 벌여온 박종대 아버님의 두 번째 저서, 《해경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북토크 현장을 상세하게 전해드립니다.


🤝 진실을 향한 연대의 시작: 공동 주최자 인사말
북토크는 4.16 약속 지킴이 도봉모임과 마로니에 촛불의 공동주최로 열렸습니다. 북토크를 함께 준비한 공동 주최자들의 따뜻하고도 날카로운 인사말로 문을 열었습니다.
4.16 약속 지킴이 도봉모임 김현석 대표님은 건물 준공 검사나 항공 사고 등은 국가가 관리함에도 선박 안전 검사만 민간(한국선급)에 맡겨진 구조적 모순을 짚어주셨습니다. 이제 책임자들을 법적으로 처벌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우리가 판결문을 새로 쓴다”는 마음으로 공부하고 질문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오늘 이 자리의 의미를 강조하셨습니다.
마로니에 촛불의 안계섭 선생님은 참사 이후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참사가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슬픔 속에 시민들이 참사의 주변인이 아닌 '당사자'가 되어가고 있음을 언급하셨습니다. 오늘과 같은 만남을 통해 사회적 참사에 대해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시민이 될 것을 다짐하며 연대의 의지를 다져주셨습니다.

🔍 해경 구조 방기 원인에 대한 다각적 검토
세월호참사 관련 전반의 의혹을 다뤄온 첫 번째 책과 달리, 해경지휘부의 책임에만 집중해 집필한 책을 약 1시간 가량의 발표와 함께 소개해주셨습니다. 발표를 시작하며, 아버님은 그간 제기되어 온 여러 해경 구조 방기 원인들을 하나하나 합리적으로 검토를 이어가셨습니다.
'집단적 무능과 조직적 무책임'설에 대하여: 당시 해경에게 대형 사고 수습 능력이 없었다는 '무능설'과 서로 책임을 미뤘다는 '무책임설'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아버님은 그 주요 근거가 되는 9시 25분경 진도 VTS의 탈출 문의 상황을 주목하셨습니다. 당시 진도 VTS에는 퇴선 결정 권한이 없었으며, 서해청에 보고했다는 주장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며 사참위의 확정 결과와는 다른 가능성을 열어두셨습니다.
'교육훈련 부재와 경험 부족'설에 대하여: 아버님은 9시 50분 이전까지는 특별한 훈련 없이 "나와라" 소리만 칠 수 있었어도 충분히 구조가 가능했다고 보셨습니다. 다만, 선체가 완전히 전복되기 시작한 9시 50분 이후부터는 전문적인 훈련과 교육이 필수적이었다는 사실을 짚어주셨습니다.
'적극적 책임 회피와 눈치보기 게임'설에 대하여: 50도 이상 기울면 퇴선밖에 방법이 없음을 알면서도 민형사상 책임을 우려해 퇴선 명령을 내리지 못했다는 주장입니다. 아버님은 이 주장이 성립하려면 지휘부가 퇴선 조치의 필요성을 정확히 인지한 시점이 언제인지 규명되어야 한다고 보셨습니다. 만약 의도적인 눈치보기였다면 '부작위에 의한 살인' 적용까지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이를 법적으로 입증하기는 매우 어려운 현실임을 지적하셨습니다.
아버님은 어느 딱 하나만이 원인이기보다는 사소한 실수, 무능, 중과실, 그리고 부작위가 결합되어 발생한 참사라고 정의하시며 구조가 잘못된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풀어나가셨습니다.

📌 "세월호 사고 당시 구조가 잘못된 원인" 3가지
아버님은 700건의 정보공개청구와 1초 단위의 기록 검증을 통해 추출한 구조 실패의 핵심 원인 세 가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셨습니다.
1) 해경의 구조 시스템과 구조 매뉴얼의 부적정성
당시 해경의 수색 구조 매뉴얼은 그 자체로 복잡성을 가지고 있어 완전하지 못한 부분이 있음을 지적하셨습니다. 국제 규격 매뉴얼(IAMSAR)은 구조조정본부와 구조지부 간의 상하관계와 권한이 뚜렷한 데 반해, 한국은 상황대책팀과 구조본부로 구분되고 그조차도 지역·광역·중앙 지부로 3중으로 겹쳐져 책임 회피가 용이한 복잡한 구조였습니다. 다만 단선적이고 위계적인 조직구조이므로 지휘명령체계가 빠르게 소통될 시 구조에 용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무엇보다 정보를 분석하고 판단해야 할 '상황 판단' 절차가 생략되어, 상황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도 이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조차 발동하지 않았음을 큰 원인으로 짚었습니다.
2) 지휘부의 무능과 "지휘권 공백"
이번 북토크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지휘권 공백’입니다. 서해청장 김수현과 목포서장 김문홍은 자타공인 구조 전문가였으나, 참사 당일 관리·감독·통제라는 지휘부의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지휘부가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정보 수집이 중단되었고, 일사불란해야 할 지휘 명령 체계가 완전히 단절되었으며 실행은 무한 지연되었습니다. 아버님은 "지휘부가 매뉴얼에 따른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이 도미노처럼 모든 구조 활동을 망가뜨렸다"고 단언하셨습니다.
3) 인사 관리 시스템의 잘못과 상황실 근무자의 무능
인사관리 시스템 상 해경 지휘부가 되기 위해서 현장 실무보다는 승진에 유리한 예산, 기획 부서 위주로 경력을 쌓는 인사 시스템이 근본적인 문제였습니다. 정작 현장을 이해하는 이들은 지휘를 받는 시스템입니다. 전문성이 필요한 상황실은 6개월 순환 근무제로 인해 교육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었습니다. 특히 목포서 상황실 인력이 참사 직전인 2월에 대거 교체되어 업무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대형 참사를 맞이했다는 사실은 국가 구조 시스템의 허점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다만 함정 경력도 있고 능력도 있는 ‘서해청장 김수현, 목포서장 김수현’이 지독하게 부작위했다는 것이 아이러니이기에 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 아직 규명되지 않은 질문들: 왜 새로운 조사가 필요한가
아버님은 이번 북토크에서 우리가 흔히 '조사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영역들에 대해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셨습니다.
재조사가 필요한 영역으로 참사 당일 8:49~9:50시간대를 짚어주셨는데 이 시간대는 형식적으로 조사가 완료된 듯 보이지만, 실상은 해경의 허위 공문서와 조작된 기록들에 의해 오염된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아버님은 이 시간대의 기록을 1초 단위로 대조하여 완전히 새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새로운 조사가 필요한 영역으로 참사 당일 9:50~수습 종결(4/19)까지 시간대를 짚어주셨습니다. 선체가 완전히 전복된 9시 50분부터 선체 인양 및 수습이 종결될 때까지의 과정은 사실상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손도 대지 않은 영역'입니다. 특히 구조 의무 시간이 도과한 4월 19일 10시 30분까지의 구체적인 행적과 국가의 조치에 대해서는 반드시 새로운 조사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짚어주셨습니다.

💬 저자와의 대담
방대한 자료를 알기 쉽게 요약해주신 아버님의 발표가 끝나고 저자와의 대담이 시작됐습니다. 대담에서는 구체적인 구조방기 관련 질문과 폭넓게는 진상규명에 관한 어려움에 대한 솔직한 토로, 최근 공개된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질의까지 다양한 질문이 오갔습니다. 어떤 때는 깊게 집중하고 어떤 때는 약간의 눈물을 보이기도 하며 서로 공감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조작된 기록을 들춰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북토크의 한 참가자는 책에서 언급된 해경지휘부의 악의적 독회와 시나리오 연습에 대해서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아버님은 국가가 어떻게 진실을 은폐하고 기록을 오염시켰는지 구체적인 폭로를 이어가셨습니다.
해경은 감사원 감사나 국정조사를 대비해 전담반을 꾸려 수백 쪽의 허위 공문서를 만들고, 질문과 답변을 연습하는 '독회'를 가졌습니다. 청와대 역시 기존 문서를 파기하고 시나리오를 써서 대응했습니다. 이렇게 조작된 자료들이 국가 기록으로 굳어지며 법원의 판단 근거가 되었고, 결국 진실을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최근 판결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이 대통령 기록물 7시간에 관한 목록을 공개한 점에 대해 기대하는 바를 묻는 질문도 오갔습니다. 아버님은 “기도는 하지만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황교안 전 권한대행 시절의 문서 파기 보도 등을 볼 때, 이미 기록물이 별도의 ‘작업’을 거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 기록을 단순히 공개하는 것보다, 이미 공개된 국가 기록 속에 섞여 있는 '거짓'을 가려내고 시정하는 작업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아버님은 "연대와 시민들이 이 부분을 바로잡지 않으면 오히려 우리가 진실을 왜곡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셨습니다


피해자 주도의 진상규명과 시민의 역할
대담이 깊어지며 보다 진솔한 마음을 듣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12년간의 진상규명을 지속하며 어떤 어려움을 겪으셨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버님은 국가 기관이 내놓지 않는 자료를 얻기 위해 수백 건의 청구를 진행했고, 1초 단위로 기록을 대조하며 정교화 작업을 이어왔지만, 그 시간이 좋기보다는 나쁜 날이 많았다고 털어놓으셨습니다. 가장 큰 고통은 반대토론을 할 사람이 없어 홀로 모든 것을 검증해야 했던 외로움과, 세상과의 단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피해자가 어떻게 진상규명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버님은 "유가족은 진실을 가장 간절히 원하는 당사자이며,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참석자 또한 이제 유가족이 이해관계자라고 상정하고 조사과정에서 배제해야 한다 생각해온 우리의 편견을 제거하고 유가족을 포함한 진상규명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12년의 세월 동안 이미 그 어떤 전문가보다 깊게 진실을 파헤쳐 온 준비된 주체이며, 가장 진실을 간절히 원하는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진상규명을 위해 시민들이 무엇을 해야 하냐는 질문에 아버님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담화에서 ‘국가폭력에 관한 한 공소시효는 삭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나눠진 것처럼 세월호 참사를 국가 폭력의 범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애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씀과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독립적인 조사 기구, 혹은 피해자와 시민의 전담기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시민들이 동력을 지속해 줄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무려 676쪽이라는 방대한 기록이 담긴 이 책의 두께 앞에, 어쩌면 책을 열기에 덜컥 겁이 나거나 마음이 무거워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전해드린 현장 스케치를 통해 우리 마음속에 피어오른 작은 궁금증들이 진실을 향한 용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버님의 기록은 실제 들여다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하고 명확하게 쓰여 있어 결코 어렵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 책이 더 많은 시민의 손에서 읽히고 논의될 때, 비로소 우리는 아직 닿지 못한 진상규명의 진실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끝까지 진실의 편에서 함께해주신 시민 여러분과 끈질긴 사투를 이어오신 박종대 아버님과 진상규명을 향한 노력을 이어가는 4.16약속지킴이 도봉모임과 마로니에 촛불, 참석해주신 시민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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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북토크 《해경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들을 사랑하는 크기만큼 찾아낸 진실
세월호참사 12주기를 지나, 화창한 봄볕이 내리쬐던 지난 5월 7일 오후, 4.16연대는 12년 전 그날의 진실을 향한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사랑하는 아들 수현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직 '해경 구조 방기'의 진실을 밝히고자 사투를 벌여온 박종대 아버님의 두 번째 저서, 《해경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북토크 현장을 상세하게 전해드립니다.
🤝 진실을 향한 연대의 시작: 공동 주최자 인사말
북토크는 4.16 약속 지킴이 도봉모임과 마로니에 촛불의 공동주최로 열렸습니다. 북토크를 함께 준비한 공동 주최자들의 따뜻하고도 날카로운 인사말로 문을 열었습니다.
4.16 약속 지킴이 도봉모임 김현석 대표님은 건물 준공 검사나 항공 사고 등은 국가가 관리함에도 선박 안전 검사만 민간(한국선급)에 맡겨진 구조적 모순을 짚어주셨습니다. 이제 책임자들을 법적으로 처벌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우리가 판결문을 새로 쓴다”는 마음으로 공부하고 질문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오늘 이 자리의 의미를 강조하셨습니다.
마로니에 촛불의 안계섭 선생님은 참사 이후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참사가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슬픔 속에 시민들이 참사의 주변인이 아닌 '당사자'가 되어가고 있음을 언급하셨습니다. 오늘과 같은 만남을 통해 사회적 참사에 대해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시민이 될 것을 다짐하며 연대의 의지를 다져주셨습니다.
🔍 해경 구조 방기 원인에 대한 다각적 검토
세월호참사 관련 전반의 의혹을 다뤄온 첫 번째 책과 달리, 해경지휘부의 책임에만 집중해 집필한 책을 약 1시간 가량의 발표와 함께 소개해주셨습니다. 발표를 시작하며, 아버님은 그간 제기되어 온 여러 해경 구조 방기 원인들을 하나하나 합리적으로 검토를 이어가셨습니다.
'집단적 무능과 조직적 무책임'설에 대하여: 당시 해경에게 대형 사고 수습 능력이 없었다는 '무능설'과 서로 책임을 미뤘다는 '무책임설'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아버님은 그 주요 근거가 되는 9시 25분경 진도 VTS의 탈출 문의 상황을 주목하셨습니다. 당시 진도 VTS에는 퇴선 결정 권한이 없었으며, 서해청에 보고했다는 주장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며 사참위의 확정 결과와는 다른 가능성을 열어두셨습니다.
'교육훈련 부재와 경험 부족'설에 대하여: 아버님은 9시 50분 이전까지는 특별한 훈련 없이 "나와라" 소리만 칠 수 있었어도 충분히 구조가 가능했다고 보셨습니다. 다만, 선체가 완전히 전복되기 시작한 9시 50분 이후부터는 전문적인 훈련과 교육이 필수적이었다는 사실을 짚어주셨습니다.
'적극적 책임 회피와 눈치보기 게임'설에 대하여: 50도 이상 기울면 퇴선밖에 방법이 없음을 알면서도 민형사상 책임을 우려해 퇴선 명령을 내리지 못했다는 주장입니다. 아버님은 이 주장이 성립하려면 지휘부가 퇴선 조치의 필요성을 정확히 인지한 시점이 언제인지 규명되어야 한다고 보셨습니다. 만약 의도적인 눈치보기였다면 '부작위에 의한 살인' 적용까지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이를 법적으로 입증하기는 매우 어려운 현실임을 지적하셨습니다.
아버님은 어느 딱 하나만이 원인이기보다는 사소한 실수, 무능, 중과실, 그리고 부작위가 결합되어 발생한 참사라고 정의하시며 구조가 잘못된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풀어나가셨습니다.
📌 "세월호 사고 당시 구조가 잘못된 원인" 3가지
아버님은 700건의 정보공개청구와 1초 단위의 기록 검증을 통해 추출한 구조 실패의 핵심 원인 세 가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셨습니다.
1) 해경의 구조 시스템과 구조 매뉴얼의 부적정성
당시 해경의 수색 구조 매뉴얼은 그 자체로 복잡성을 가지고 있어 완전하지 못한 부분이 있음을 지적하셨습니다. 국제 규격 매뉴얼(IAMSAR)은 구조조정본부와 구조지부 간의 상하관계와 권한이 뚜렷한 데 반해, 한국은 상황대책팀과 구조본부로 구분되고 그조차도 지역·광역·중앙 지부로 3중으로 겹쳐져 책임 회피가 용이한 복잡한 구조였습니다. 다만 단선적이고 위계적인 조직구조이므로 지휘명령체계가 빠르게 소통될 시 구조에 용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무엇보다 정보를 분석하고 판단해야 할 '상황 판단' 절차가 생략되어, 상황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도 이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조차 발동하지 않았음을 큰 원인으로 짚었습니다.
2) 지휘부의 무능과 "지휘권 공백"
이번 북토크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지휘권 공백’입니다. 서해청장 김수현과 목포서장 김문홍은 자타공인 구조 전문가였으나, 참사 당일 관리·감독·통제라는 지휘부의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지휘부가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정보 수집이 중단되었고, 일사불란해야 할 지휘 명령 체계가 완전히 단절되었으며 실행은 무한 지연되었습니다. 아버님은 "지휘부가 매뉴얼에 따른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이 도미노처럼 모든 구조 활동을 망가뜨렸다"고 단언하셨습니다.
3) 인사 관리 시스템의 잘못과 상황실 근무자의 무능
인사관리 시스템 상 해경 지휘부가 되기 위해서 현장 실무보다는 승진에 유리한 예산, 기획 부서 위주로 경력을 쌓는 인사 시스템이 근본적인 문제였습니다. 정작 현장을 이해하는 이들은 지휘를 받는 시스템입니다. 전문성이 필요한 상황실은 6개월 순환 근무제로 인해 교육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었습니다. 특히 목포서 상황실 인력이 참사 직전인 2월에 대거 교체되어 업무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대형 참사를 맞이했다는 사실은 국가 구조 시스템의 허점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다만 함정 경력도 있고 능력도 있는 ‘서해청장 김수현, 목포서장 김수현’이 지독하게 부작위했다는 것이 아이러니이기에 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 아직 규명되지 않은 질문들: 왜 새로운 조사가 필요한가
아버님은 이번 북토크에서 우리가 흔히 '조사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영역들에 대해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셨습니다.
재조사가 필요한 영역으로 참사 당일 8:49~9:50시간대를 짚어주셨는데 이 시간대는 형식적으로 조사가 완료된 듯 보이지만, 실상은 해경의 허위 공문서와 조작된 기록들에 의해 오염된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아버님은 이 시간대의 기록을 1초 단위로 대조하여 완전히 새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새로운 조사가 필요한 영역으로 참사 당일 9:50~수습 종결(4/19)까지 시간대를 짚어주셨습니다. 선체가 완전히 전복된 9시 50분부터 선체 인양 및 수습이 종결될 때까지의 과정은 사실상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손도 대지 않은 영역'입니다. 특히 구조 의무 시간이 도과한 4월 19일 10시 30분까지의 구체적인 행적과 국가의 조치에 대해서는 반드시 새로운 조사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짚어주셨습니다.
💬 저자와의 대담
방대한 자료를 알기 쉽게 요약해주신 아버님의 발표가 끝나고 저자와의 대담이 시작됐습니다. 대담에서는 구체적인 구조방기 관련 질문과 폭넓게는 진상규명에 관한 어려움에 대한 솔직한 토로, 최근 공개된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질의까지 다양한 질문이 오갔습니다. 어떤 때는 깊게 집중하고 어떤 때는 약간의 눈물을 보이기도 하며 서로 공감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조작된 기록을 들춰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북토크의 한 참가자는 책에서 언급된 해경지휘부의 악의적 독회와 시나리오 연습에 대해서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아버님은 국가가 어떻게 진실을 은폐하고 기록을 오염시켰는지 구체적인 폭로를 이어가셨습니다.
해경은 감사원 감사나 국정조사를 대비해 전담반을 꾸려 수백 쪽의 허위 공문서를 만들고, 질문과 답변을 연습하는 '독회'를 가졌습니다. 청와대 역시 기존 문서를 파기하고 시나리오를 써서 대응했습니다. 이렇게 조작된 자료들이 국가 기록으로 굳어지며 법원의 판단 근거가 되었고, 결국 진실을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최근 판결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이 대통령 기록물 7시간에 관한 목록을 공개한 점에 대해 기대하는 바를 묻는 질문도 오갔습니다. 아버님은 “기도는 하지만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황교안 전 권한대행 시절의 문서 파기 보도 등을 볼 때, 이미 기록물이 별도의 ‘작업’을 거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 기록을 단순히 공개하는 것보다, 이미 공개된 국가 기록 속에 섞여 있는 '거짓'을 가려내고 시정하는 작업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아버님은 "연대와 시민들이 이 부분을 바로잡지 않으면 오히려 우리가 진실을 왜곡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셨습니다
피해자 주도의 진상규명과 시민의 역할
대담이 깊어지며 보다 진솔한 마음을 듣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12년간의 진상규명을 지속하며 어떤 어려움을 겪으셨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버님은 국가 기관이 내놓지 않는 자료를 얻기 위해 수백 건의 청구를 진행했고, 1초 단위로 기록을 대조하며 정교화 작업을 이어왔지만, 그 시간이 좋기보다는 나쁜 날이 많았다고 털어놓으셨습니다. 가장 큰 고통은 반대토론을 할 사람이 없어 홀로 모든 것을 검증해야 했던 외로움과, 세상과의 단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피해자가 어떻게 진상규명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버님은 "유가족은 진실을 가장 간절히 원하는 당사자이며,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참석자 또한 이제 유가족이 이해관계자라고 상정하고 조사과정에서 배제해야 한다 생각해온 우리의 편견을 제거하고 유가족을 포함한 진상규명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12년의 세월 동안 이미 그 어떤 전문가보다 깊게 진실을 파헤쳐 온 준비된 주체이며, 가장 진실을 간절히 원하는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진상규명을 위해 시민들이 무엇을 해야 하냐는 질문에 아버님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담화에서 ‘국가폭력에 관한 한 공소시효는 삭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나눠진 것처럼 세월호 참사를 국가 폭력의 범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애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씀과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독립적인 조사 기구, 혹은 피해자와 시민의 전담기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시민들이 동력을 지속해 줄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무려 676쪽이라는 방대한 기록이 담긴 이 책의 두께 앞에, 어쩌면 책을 열기에 덜컥 겁이 나거나 마음이 무거워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전해드린 현장 스케치를 통해 우리 마음속에 피어오른 작은 궁금증들이 진실을 향한 용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버님의 기록은 실제 들여다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하고 명확하게 쓰여 있어 결코 어렵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 책이 더 많은 시민의 손에서 읽히고 논의될 때, 비로소 우리는 아직 닿지 못한 진상규명의 진실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끝까지 진실의 편에서 함께해주신 시민 여러분과 끈질긴 사투를 이어오신 박종대 아버님과 진상규명을 향한 노력을 이어가는 4.16약속지킴이 도봉모임과 마로니에 촛불, 참석해주신 시민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