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활동 소식[활동 보고] 창립 10주년 기념대회 “기억과 행동의 10년, 진실을 향한 끝나지 않은 여정”

 4.16연대 창립 10주년 기념대회 “기억과 행동의 10년, 끝나지 않은 여정” 

  • 일시 : 2025년 6월 28일(토) 오후 4시 16분

  • 장소 : 하자센터 (서울 영등포구 영신로 200 서울시립청소년미래진로센터-하자센터)

  • 순서

  • 지난 6월 28일 토요일, 4.16연대 창립 10주년 기념대회가 약 2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4.16연대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10년간 활동을 돌아보고, 기억과 연대를 재확인하며, 이후 10년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현재적 의미를 새기고자 이번 기념대회를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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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행사 : 시민 토크콘서트 “세상을 바꿔온 4.16연대”(세바연)

본행사에 앞서 4.16연대의 이름 아래 모여 함께해 온 수많은 사람들, 그중 각기 다른 시기와 계기로 함께하게 된 세 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사전행사로 시민토크콘서트 “세상을 바꿔온 4.16연대”가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역사 속에서 인권운동가로 살아온 박래군(4.16연대)님, 세월호참사를 계기로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되었다는 추연이(4.16세종시민모임)님, 그리고 SNS의 알고리즘을 통해 연대와 ‘접속’했다는 정효선(자원활동가)님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이날 사회는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의 박희정님이 맡아, 세 분의 진솔하고도 다양한 이야기를 경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냈습니다.

“사람들이 지켜준 4.16연대” – 박래군 님

박래군 님은 “길게 봤다”고 4.16연대를 만들게 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세월호참사는 단순히 한 사건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었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체를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들 안 될 거라고, 힘들다고 했지만 피해자, 활동가, 그리고 무수히 많은 시민들, 사람들이 지켜줬기에 4.16연대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결국 사람들 덕분이에요.”

“4.16연대는 나에게 등대 같은 존재” – 추연이 님

추연이 님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편집 디자이너로, 세월호참사 이후 사회문제에 눈을 뜨게 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처음 사회 문제에 참여한 게 2019년 광화문 5주기 추모제에서의 붓글씨 전시였어요. 그때 처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걸 깨달았죠.” 이후 4.16세종시민모임을 만들어 함께 활동해 온 그는, 4.16연대와 함께하면서 무엇보다도 자신 속에 있던 ‘피해자’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간은 자신이 사회를 더 넓게 보는 계기로 이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유가족분들은 가만히 계시는 분들이 아니었어요. 사회를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이었고, 저도 그 길에 함께 하고 싶었어요. 4.16연대는 저에게 언제나 다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비춰주는 등대 같은 존재예요.”

“죄책감이 아니라, 이제는 반가움으로” – 정효선 님

정효선 님은 4.16연대와 독특한 만남으로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SNS를 하지 않던 그가 여행 중 라틴댄서들과 인스타그램 ‘맞팔’을 하면서 알고리즘이 4.16연대 계정으로 이끌었다는 사연이었습니다.

“광화문 지날 때마다 노란 리본을 괜히 고쳐 매고, 관심은 있었지만 말을 걸 수 없었어요. 그러다 피케팅에 처음 나갔고, ‘이제라도 뭘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특히 지난 탄핵 광장의 세월호 주먹밥 자원활동 경험을 이야기하며 “주먹밥이 맛이 없었으면 덜했을 텐데, 맛있게 버무려주셔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도 인기였다”며 웃음을 더했습니다. 효선 님은 이제 죄책감보다는 활동가들과 유가족들을 ‘반가움’으로 만나고 싶다며, “4.16연대의 일손이 필요할 때 바로 생각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습니다.

세 분이 어떻게 4.16연대를 만나게 되었는지 이야기가 끝난 뒤, 사회자인 박희정 작가는 “4.16연대의 다정함이 반복해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다정함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요?” 라고 물었습니다. 

박래군 님은 “사실 처음엔 가족분들이 까칠했다”며 농담 섞인 진솔함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유가족분들과 활동가들은 처음엔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었어요. 그러나 함께 수많은 순간을 지나며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겪으면서도 외면하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해온 게 다정함의 정체 아닐까 싶어요.”

객석에 계신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회원조직부서장 강지은님은 “계속 다가와주는 꾸준함”이 결국 마음을 열게 했다며, 처음엔 ‘우리 편만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서운했던 마음도 있었지만, 활동가들의 객관적 시선과 꾸준한 동행이 감사했다고 마음을 나누어주셨습니다. 박희정 작가는 다정함이 단순한 친절과는 다른 것이라며, 갈등을 겪으면서도 서로를 품고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 바로 다정함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다정함이야말로 우리가 4.16연대와 함께할 때 느낄 수 있었던 것이라고 패널들의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분은 ‘4.16연대와 함께 걷고 싶은 앞으로의 길’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래군 님은 “세월호를 모르는 세대에게 이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라며, 그 고민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추연이 님은 “4.16연대는 등대 같은 존재”라며, 앞으로도 갈등의 한가운데로 들어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곳이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정효선 님은 “더 이상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혹은 참사가 일어나더라도 피해자들이 직접 싸우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4.16연대와 함께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전하며 앞으로도 연대의 다채로움과 연결의 힘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며, 안전한 사회를 향해 함께 걷고 있는 4.16연대.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고 지켜온 4.16연대의 10년의 시간은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이렇게 서로를 향한 감사와 격려를 교환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한편 2층에서는 사전행사로 전시도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사전행사 : 4.16연대 창립 10년 기념 전시

전시 코너 1. 10년의 기록&발간자료

- 2014년 세월호참사를 기점으로 2025년 오늘까지 연도별로 주요 활동과 사건들을 사진과 함께 담았습니다. 이 연표에 담지 못한 활동이 더 많다는 점 참고 부탁드리며, 2014년부터 이어진 세월호 가족, 시민들의 기억과 실천의 여정을 살펴보시며 앞으로도 4.16연대의 여정에 함께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습니다. 4.16연대가 10년동안 발간한 회원 가입서부터 리플렛, 전단지, 소책자, 총회 자료집, 소식지, 각종 토론회 자료집도 한쪽에 비치했고, 4.16연대가 이때동안 발행했던 손피켓의 모음도 함께 만날 수 있는 코너였습니다. ( 다가올 2027년 ‘4.16생명안전공원’도 계속 지켜봐주세요!) 

전시 코너 2. 4.16 활동지도

- 2014년부터 2025년까지 4.16연대에서 파악한 세월호 관련 활동전국을 넘어 세계 곳곳에서 세월호를 기억하고 행동해온 단체, 단위들을 한눈에 만날 수 있는 지도 + 목록을 볼 수 있게한 코너였습니다.

전시 코너 3. 나의 기억물품을 소개합니다

- 투쟁과 연대의 시간들을 돌아보기 위해 전국의 시민들과 세월호 가족들께 기억물품을 요청드렸습니다. 소중하게 간직해온 기억물품들을 보며 물품에 깃든 이야기와 마음을 함께 만나고 우리 모두의 기억을 나눠보기 위해 마련한 코너였습니다. 티셔츠, 손수건, 현수막, 포스터, 인형, 신문광고, 초, 조끼, 뱃지, 포스트잇 등으로 종류도 다양했고 나눔 받은 것부터 직접 만든 것, 촬영한 것, 디자인한 것 등으로 경로도 다양했습니다. 특히 전국의 시민들과 세월호참사 가족들이 보내주신 기억물품은 참사 직후 도보행진에서 사용한 현수막이나 조끼, 전국의 노란리본 공방에서 각종 노란리본과 관련된 기억물품들을 통해 거리에서 시작된 기억의 여정과 시민들의 연대를 생생히 전하며,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공동체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전시 코너 4. 시민의 목소리

4.16연대 소식지 <사월십육일의약속>과 월간 뉴스레터 <16일의 편지>에 실었던 47분의 인터뷰를 모았습니다. 아픔과 다짐이 실타래처럼 엮이고 궤를 이루며 11년의 시간을 이어온 게 아닐까요? 서로의 경험과 마음을 나누는 47분의 이야기를 만나보는 동시에 2014년 이후 11년의 사진들을 함께 볼 수 있게 준비한 코너였습니다. 


"본행사 : 1부 그날 - 기억하는 우리"


4시 16분, 하자센터 허브홀에서 김순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과 위성태 4.16안산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뜨거운 열성의 박수로 본행사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진보대학생넷 몸짓패와 4.16합창단의 공연이 이어졌고,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의 축하인사가 있었습니다.

 1부의 하이라이트는 10년 투쟁의 여정을 톺아보는 낭송 코너였습니다.

첫번째로 2015년, 세월호참사 1주기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반대 투쟁에 대해서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은정 어머니 박정화님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김혜진님이 그때의 순간을 낭송해주셨습니다. 

“참사 직후 특조위는 시작도 전에 누더기로 만들어졌고, 그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차벽과 방패, 캡사이신과 마주해야 했다. 그 자리에 함께 서 준 당신들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함께 걷고, 손을 내밀고, 울어준 사람들, 그리고 연행되는 엄마아빠들 곁에서 ‘같이 데려가라’고 말하던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지금도 몸에 새겨져 있습니다. 당신들의 그 다정함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 (은정 어머니 박정화님)

"집회가 시작되고 경찰이 캡사이신 물대포를 쏘며 시민들을 몰아낼 때 노란 옷을 입은 가족들이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을 보며 캡사이신 때문인지, 서러워서인지 눈물이 나더라구요. 꿈쩍도 하지 않는 경찰 차벽과 경찰 사이에서 무기력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집에 돌아가지 않고 이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위로하는 순간이 감동스럽기도 해서 그 밤을 그냥 함께 지새웠습니다. 때로는 뒤로 밀리고 때로는 버티기만 할 때도 있지만 가족들과 시민들의 의지가 꺾이지 않는다면 함께하는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믿습니다."(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김혜진)

두번째 낭송으로는 2020년 청와대 앞 노숙농성의 현장을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경빈 어머니 전인숙님, 4.16연대 사무처장 김선우님이 낭송해주셨습니다. 

"무기한 농성을 내려놓은 447일째. 대통령의 응답을 바랬던 507일째,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그날의 진실을 잊지 못하고 청와대 앞에서 묻고 또 묻는 그 분들을 보며, 저는 매번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아직도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책임자는 왜 한 사람도 사과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누군가는 기억해줬으면 해요.' 그렇게 우리는 배웠습니다. 진실은 그냥 오지 않는다는 것, 누군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책임이 이제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것. 그 자리를 지켜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당신들의 시간이 있었기에 우리는 여전히 이 질문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2024년 세월호참사 10주기 진실 책임 생명 안전을 위한 전국시민행진 “안녕하십니까?”의 전 일정을 수행하신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순범 어머니 최지영님,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승묵 어머니 은인숙님, 대구4.16연대 집행위원장 한유미님이 그때의 순간을 낭송해주셨습니다. 

“사회적 참사라는 말조차 익숙하지 않던 우리 사회가, 세월호 부모님들이 지난 10년간 흘린 피눈물과 땀으로 이만큼이나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참사가 발생하면 개인이 아닌 국가의 책임을 먼저 묻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생명존중의 안전사회 건설을 요구하는 것이 상식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과제는 명백히 남아 있고, 당사자가 아닌 나조차도 이렇게 고단한데, 어머님들의 마음은 얼마나 더했을까 고민이 큽니다. 움직이고, 만나고, 나아가다 보면 다시 앞이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시작한 길이었지만, 결국엔 가족분들이 눈앞에 보였습니다. 부모님들은 절망과 비통함에 빠진 우리를 오히려 구해주셨어요. 부모님들의 끈질긴 실천과 눈물, 땀, 따뜻하게 맞잡아준 손이 오늘도 우리를 살게 합니다."(대구4.16연대 집행위원장 한유미님)

1부의 마지막 순서는 지역 4.16단위와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부모님들이 '참 좋은 당신'이라는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본행사 : 2부 내일 - 세상을 바꾸는 우리"

이어 10주년 창립대회 주제영상(유튜브에서 보기)을 함께 시청하며 2부로 전환했습니다.

2부에서는 4.16주먹밥 자원활동 참가자 김하빈 님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김종기님, 4.16연대 공동대표 박승렬님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김하빈님은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웠던 그날의 청년들과 세월호참사의 의미를 되짚으며 오늘의 연대가 미래로 이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온전한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를 향한 길이 결코 쉽지 않지만, 서로의 마음을 포개고 토닥이며 걸어가자”고 말했습니다. 박승렬 4.16연대 공동대표 역시 “오늘의 연대는 과거의 고통만이 아니라, 내일을 바꾸는 희망이 될 것”이라며, 시민들과 함께한 길에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초대공연으로 가수 예람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예람 님은 이태원참사 희생자 진세은 님의 사촌언니이기도 합니다. 그는 ‘호흡’, ‘세상의 끝에서’, ‘거리를 행진하는 소리’ 세 곡을 통해 슬픔과 상실, 그리고 그 너머로 확장되는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감성적으로 전했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합창했고, 손펼침막 퍼포먼스를 기념사진으로 남기고 마무리했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