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닮은 사람바빠질 것 같아요

2022-03-18

"바빠질 것 같아요." 

오춘상 회원 인터뷰

 

-김 우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회원이 많이 줄었다. 코로나로 모두가 어렵기 때문이겠고, 기대 컸던 문재인 정권에서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다는 좌절도 한몫 했을 터다.

그런 와중에도 꾸준히, 월 1만 원이 아닌 ‘고액’ 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회원을 찾아갔다. 오씨삼대한의원의 오춘상 원장이다. 

 

오 원장은 특별히 활동하는 게 없는데 인터뷰이가 된다는 것을 난감해 했다. 회비 역시 3월부터 5만 원에서 3만 원으로 줄였다면서 민망해했다. 인터뷰 꼭지 이름이 ‘나와 닮은 사람’이라는 설명부터 했다. 비중 있고 특별한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라 소소할 수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취지를 전했다. 

코로나의 영향은 한의원도 비껴가지 않았다. 후원하는 모든 곳의 회비를 줄여야 했다. 그럼에도 여러 곳에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하는 마음을 물었다. 각 단체에 납부하는 회비는 나눔의 의미이고, ‘십일조’의 의미란다. 벌이가 나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니 온전히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란다.  

오 원장을 처음 본 건 2018년 파인텍 농성장에서였다. 단식 농성자들에게 침을 놓아주던 따듯한 손길로 만났다. 이후 콜텍 농성장이든 김진숙 복직촉구 농성장이든 비정규 노동자 집회장이든 종종 마주칠 수 있었다.

진료연대자의 모습으로든, 시위자의 모습으로든 웃는 실눈의 모습은 언제나 여전했다. 

이번 대선 결과를 보던 심정을 물었다. “쌔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알싸한 느낌은 김유정의 노란 동백꽃 속에서나 아름다울 일이다. 이미 잘 먹고 잘사는 이들이 더 잘 먹고 더 잘살겠다며 안전과 생명보다 돈을 앞세우는 천민자본주의 이명박 시대로 돌아간 데자뷰 느낌이란다. 

세월호 문제를 1순위로 해결할 것 같았던 문재인이 말로만 했을 뿐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했는데, 현재 진행형인 세월호 참사 관련 일언반구도 없는 자가 정치권력을 휘두른다고 하니 깝깝한 느낌이란다. 

약속을 어기고 편법을 쓰는 것은 늘 사측인데, 힘이 있는 쪽이 사회적 약자를 괴롭혀온 형국인데, 정부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는데, 선출 권력이 ‘자율에 맡긴다’ ‘최소 개입하겠다’는 표현을 하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충분히 알 만하다. 

부당한 처우를 받는 약자 편에 서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방임이 읽힌다. 이를 넘어 세월호 유가족 및 시민, 노동자 탄압을 예상한다. “바빠질 거 같아요.” 오 원장의 예상이 우리의 생각이고 소수를 제외한 모두의 처지다. 함께 바빠질 것이고 응당 그러해야 할 것이다. 오 원장처럼 실눈 웃음과 여유는 잃지 않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