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다시 노란 우산을 들고 길 위에서

2022-04-15

다시 노란 우산을 들고 길 위에서

-세월호참사 8주기 국민대회를 다녀와서


 김익배 (대구416연대 회원)

 

뒤숭숭하다. 거리에 온갖 것이 난무한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펄럭이고, 어느 정치인의 사면 복권 목소리가 드세고, 부정선거라고 고래고래 지르는 소리가 흩어지고, 사람들이 무심히 오가고, 그리고 우리들이 3년 만에 다시 길 위에 서 있다.

공허하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무얼 요구하는 것도 공허하고, 윤석열 당선자에게 허공에 요구하는 것도 공허하다.

눈물이 난다. 세월호 유가족을 보며 온갖 욕설을 하고 비방을 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니 차라리 눈물이 난다. 저들과 우리의 아득한 거리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고 이겨내어 진상을 규명 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안전사회를 건설하나?

그래도 마음을 추슬러 본다. 그래, 다시 우리로 말미암아 답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 사람살이에 어디 정답이 있던가. 우리 스스로가 희망이 되고 답이 되는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아침 일찍부터 대구에 모여 함께 올라 온 부산, 울산, 경남, 합천 동지들의 힘찬 발걸음이 있지 아니한가? 해외에서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동포들이 있고, 학교에서 세월호참사를 기리며 생명 존중을 가르치는 선생님들, 배우는 학생들이 있는 한, 세월호참사는 잊히지 않을 것이다.

이제 겨우 8년째다. 노란 우산을 들고 다시 길 위에서 우직하게 발을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