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진실! -세월호 팽목캠프&선체참관 후기
세월호진실찾기진주시민의모임 김현숙
2023년11월25일 오전4시16분, 깜깜한 아침을 여는 알람이 울린다.
늘 맘만 먹고 행하지 못했던 팽목 길 떠날 채비를 하고 같이 나눠 먹을 간식 준비를 한다.밀양, 울산, 부산, 진주(부울경 권역모임) 세월호 기억 활동가들이 참사 1091일 만에 육지로 올라 온 세월호 선체를 참관 하고 팽목 기억관에서 열리는 기억예술마당에 참여할 요량이다. 가까이 살지 않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가깝지 않은 길을 떠나는 이유가 있다.
서울 세월호 기억관 철거 방침에 이어 7월엔 목포에 거치 중인 세월호 선내 출입 및 참관을 불허하며 세월호 지우기에 나선 정부에게 우리가 기억하고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또 하나는 세월호 진상규명 만큼은 해 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촛불 정부에 실망하고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결과 보고서에 힘 빠졌던 사람들이 참사 10주기를 어찌 맞이할지 맘 다지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목포엔 어쩌면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을 304개 영혼을 품은 세월호가 있었고 그 세월호와 함께 세월을 먹고 있는 동수 아버님이 계셨다. 가협의 인양책임자로, 진상규명 부서장으로 세월호를 지켜 온 동수 아버님은 제약 많은 환경 속에서 인양과정과 침몰원인에 대해, 선체에 대해, 정보 공개를 하지 않는 정부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더 이상 슬프지도 아프지도 않은 듯 덤덤한 표정으로 설명하는 내용 중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아이들 마지막 모습에선 탄식 말곤 다른 어떤 표현이 있을 수 없었다.

시간에 쫓겨 도착한 팽목항은 세월의 흐름을 거스른 슬픔과 분노가 그대로였다.바람에 깎여 나풀거리는 기억 깃발이 그러했고 다짐을 적었던 색 바랜 노란 리본이 그러했고 더 나아진 것 없는 팽목 기억관이 그러했다.



그러나 기억순례를 마치고 온 활동가들과 함께 한 기억 예술 마당에선 분노가 분노에 머무르지 않을 수 있는 희망이 있었다. 10주기가 끝이 아닌 원대한 시작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제주 청소년 모임의 청소년들이 그 희망이었다. 10주기를 위해 벌써 준비 팀을 꾸려 업무 분담을 했다며 각자 맡은 역할을 소개하는 아이들 모습에 가슴이 쿵쾅했고 연습했다는 여러 문화공연에 웃었다. 아이들 한명 한명이 가진 에너지가 웃을 수 없을 것 같은 곳에서 웃게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가 세월호 활동을 해온 이유는 저 아이들이 더 이상 참사 없는 세상에서 웃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데, 아직 그 세상 언저리에 가지도 못했으면서 고작 10년이란 숫자에 흔들렸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못난 나를 뒤로 하고 끝까지 진실을 향해 끝까지 함께 하자고 다짐했다.

반드시 진실! -세월호 팽목캠프&선체참관 후기
세월호진실찾기진주시민의모임 김현숙
2023년11월25일 오전4시16분, 깜깜한 아침을 여는 알람이 울린다.
늘 맘만 먹고 행하지 못했던 팽목 길 떠날 채비를 하고 같이 나눠 먹을 간식 준비를 한다.밀양, 울산, 부산, 진주(부울경 권역모임) 세월호 기억 활동가들이 참사 1091일 만에 육지로 올라 온 세월호 선체를 참관 하고 팽목 기억관에서 열리는 기억예술마당에 참여할 요량이다. 가까이 살지 않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가깝지 않은 길을 떠나는 이유가 있다.
서울 세월호 기억관 철거 방침에 이어 7월엔 목포에 거치 중인 세월호 선내 출입 및 참관을 불허하며 세월호 지우기에 나선 정부에게 우리가 기억하고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또 하나는 세월호 진상규명 만큼은 해 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촛불 정부에 실망하고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결과 보고서에 힘 빠졌던 사람들이 참사 10주기를 어찌 맞이할지 맘 다지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목포엔 어쩌면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을 304개 영혼을 품은 세월호가 있었고 그 세월호와 함께 세월을 먹고 있는 동수 아버님이 계셨다. 가협의 인양책임자로, 진상규명 부서장으로 세월호를 지켜 온 동수 아버님은 제약 많은 환경 속에서 인양과정과 침몰원인에 대해, 선체에 대해, 정보 공개를 하지 않는 정부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더 이상 슬프지도 아프지도 않은 듯 덤덤한 표정으로 설명하는 내용 중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아이들 마지막 모습에선 탄식 말곤 다른 어떤 표현이 있을 수 없었다.
시간에 쫓겨 도착한 팽목항은 세월의 흐름을 거스른 슬픔과 분노가 그대로였다.바람에 깎여 나풀거리는 기억 깃발이 그러했고 다짐을 적었던 색 바랜 노란 리본이 그러했고 더 나아진 것 없는 팽목 기억관이 그러했다.
그러나 기억순례를 마치고 온 활동가들과 함께 한 기억 예술 마당에선 분노가 분노에 머무르지 않을 수 있는 희망이 있었다. 10주기가 끝이 아닌 원대한 시작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제주 청소년 모임의 청소년들이 그 희망이었다. 10주기를 위해 벌써 준비 팀을 꾸려 업무 분담을 했다며 각자 맡은 역할을 소개하는 아이들 모습에 가슴이 쿵쾅했고 연습했다는 여러 문화공연에 웃었다. 아이들 한명 한명이 가진 에너지가 웃을 수 없을 것 같은 곳에서 웃게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가 세월호 활동을 해온 이유는 저 아이들이 더 이상 참사 없는 세상에서 웃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데, 아직 그 세상 언저리에 가지도 못했으면서 고작 10년이란 숫자에 흔들렸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못난 나를 뒤로 하고 끝까지 진실을 향해 끝까지 함께 하자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