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16일의 편지-2025년 10월] 기억을 잇다 - 목포신항 추석상차림

2025-10-16

기억을 잇다 - 목포신항 추석상차림 

최응재(세월호잊지않기 목포지역 공동실천회의)

 2017년 3월, 진도 맹골수로의 깊은 바닷속에 침몰해있던 세월호 선체가 참사 발생 3년 만에 인양되어 목포신항으로 옮겨온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목포지역의 2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는 매년 새해를 맞는 1월 1일과 추석에 참사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의지를 다짐하는 상차림 행사를 진행해 왔다. 

올해는 10월 3일부터 시작되는 긴 연휴로 인해 추석 당일이 아닌 연휴 첫날 추석상차림 행사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가을장마가 계속되어 많은 비가 내렸고 유난히 바람이 거센 기상예보 때문에 참석자들의 안전을 위해 추석상차림 행사를 취소해야 하나 고민이 깊었지만 결국 악천후에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른 시간, 미리 나온 활동가들이 비옷을 입고 트러스를 세우고 배경 현수막을 내걸었다. 차례상 음식이 비에 젖지 않도록 천막을 설치하고 모래주머니를 걸었지만 초속14미터를 넘는 거센 바람을 견디기에는 무리였다. 할 수 없이 천막에 4명, 트러스에 2명이 배치되어 행사가 끝날 때까지 천막과 트러스를 직접 붙잡고 있는 상태로 추석상차림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시간이 되자 비옷과 우산을 받쳐든 약 60여명의 참석자들이 모여였다. 사전신청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행사당일의 악천후로 인해 예상보다 숫자가 줄었나보다. 대신 반가운 손님들이 목포신항을 찾아주셨다.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유가족협의회 김유진 대표님을 비롯한 다섯명의 가족분들과 목포아동원의 선생님과 어린이들의 참여가 반갑고 고마웠다. 또 안산에서 지성이 아버님께서도 영상기록을 위해 먼 길을 달려오셨다. 상차림 행사는 세월호를 비롯한 사회적 참사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백은경 공동대표님께서 '세월호 참사는 국가적 타살이며 왜 침몰했는지, 왜 구조를 막았는지, 왜 지금까지 명확한 진상이 규명되고 있지 않은지 아직도 의혹투성이 '라고 하시며 '이재명 정부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이태원, 오송지하차도, 제주항공 여객기를 비롯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는 내용의 여는 말씀을 해주셨다. 다음으로 12.29 무안공항제주항공여객기참사유가족협의회 김유진 대표님께서 제주항공 참사의 신속한 진상규명을 촉구하시며 '누구도 같은 슬픔을 겪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함께 하겠다'고 연대사를 해주셨는데  발언하시는 내내 눈물을 쏟으셔서 참석자 모두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떡과 과일, 생선, 따뜻한 밥과 국, 피자, 치킨 등의 음식으로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을 위해 정성껏 차린 차례상에 술을 올리는 헌작이 이어졌는데 제주항공 희생자 유가족, 목포아동원 어린이들, 세월호 목포실천회의 공동대표, 시민들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쏟아지는 빗속에도 맨 콘크리트 바닥에 큰절을 올리는 시민도 있어 가슴이 뭉클했다. 모든 차례가 끝나고 사회자의 선창으로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구호를 함께 외치며 행사는 마무리 되었다. 참석자들은 행사가 끝난 뒤에 바로 돌아가지 않고 서로 인사를 나누고 차롓상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행사를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시기도 했다.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 경비초소 앞에는 2동의 컨테이너가 있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왔던 2017년부터 세월호를 찾는 추모객들에게 노란 리본과 스티커 등 기억물품을 나눔하는 부스와 물품보관용 용도로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가 관리하고있는 시설물이다. 유난히 바람이 거센 해풍 탓인지 컨테이너 천장이 부식하여 얼마전부터 누수가 발생해서 전기가 누전되고 많은 보괸품들이 훼손되어 빠른 시간내에 보수를 해야할 상황이다. 세월호가 영구 거치될 고하도 생명안전기억관이 건립될 2029년까지 앞으로도 목포신항에서 4~5년을 더 버텨야 하는데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참사로 부터 벌써 11년,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세월호를 기억하고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는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그날까지 시민들과 함께 손잡고 세월호가 우리 사회에 남긴 과제를 알리는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