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의편지[16일의편지-2023년 6월] 스무 번째 16일의 편지

2023-06-16
스무번째 16일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4.16연대 회원님께 보내는 이달의 뉴스레터
💌16일의 편지는?
안녕하세요. 4.16연대에서 매월 발행하는 뉴스레터 '16일의 편지'입니다.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는 6월입니다. 몸과 마음이 지치기 쉬운 계절이지만 그래도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해 걸어나가는 4.16연대의 6월 소식을 담고 있습니다. 미리 보는 주요 소식은 이렇습니다!
😍 함께해요>우리가 만들어요 4.16생명안전공원
👫 나를 닮은 사람>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4.16연대 상근 활동가인 뿔 회원
✍️ 나누고 싶은 이야기>고 김관홍 잠수사를 기억합니다-세은모

4.16생명안전공원 착공 독려 시민 행동


1. 목적
▸ 4.16생명안전공원의 조속한 착공을 위해 활동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부 부처(기획재정부)와 안산시 담당 부서 전화 및 안산시 홈페이지 독려 글 게시
▸ 4.16생명안전공원의 조속한 착공과 공원에 대한 시민들의 긍정적 분위기 형성


2. 기간
▸ 2023년 6월 ~12월(연중 진행)


3. 계획
▸ 안산시에 착공 촉구 민원 넣기, 게시물 작성하기
▸ 안산시에 착공 촉구 전화 돌리기
▸ 기획재정부에 착공 촉구 민원 넣기
안산시 홈페이지에 공원의 조속한 착공을 촉구하는 글 게시 및 촉구 전화하기
국내 · 외 시민을 조직하여 안산시 담당부서(도시개발과, 세월호수습지원단 등)에 공원의 진행현황 문의 및 조속한 착공 촉구 민원 넣기
문화제, 홍보물(카드뉴스 등) 배포 등의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4.16생명안전공원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분위기 형성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4.16연대 상근 활동가인 뿔 회원

뿔은 97년생이다. 세월호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들과 나이가 같고, 7살에 입학해서 참사 당시엔 고3이었다. 참사의 진행 상황에 신경 쓰고 궁금해하는 뿔에게 ‘신경 쓰지 마라, 우린 고3이다’라는 식으로 충고하는 급우들의 태도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으면 뭐든지 해보자’는 변화를 불러왔다.

지금 ‘원대한 경제 목표’ 중 하나는 수입의 10%든 20%든 사회에 환원하는 것으로, 후원 단체를 1년에 2~3곳씩 늘려가고 있다. 맨 처음의 후원 단체는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이었다. 뿔의 사회적 관심과 참여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군인권센터, 한국여성의전화, 홈리스행동 등 많은 이들이 익히 알고 있는 곳에서부터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셰어’, 고아권익연대 등 처음 들어볼 성싶은 단체에 이르기까지 폭넓다. 뿔에게 단체 후원이란 지지한다는 의견 표명을 넘어 시민으로 동료에게 내는 세금 같은 거다. 어린 시절부터 가정폭력의 피해자이며, 학창 시절부터 사회문제에 관심 많은 ‘책벌레’였다는 뿔의 내면은 무소의 뿔처럼 단단해 보였다.

내가 자신 없는 분야 중 하나가 숫자를 만지는 거라서 운영팀 회계 활동이 어렵진 않은지 물었더니 지난 3년 반 동안 카드회사 콜센터에서 상담하면서 카드 변경이며 회원 관리며 회계 관련한 프로그램을 만져본 경험이 도움이 된다고 답한다. 

“활동하면서는 어때요?”

“좋아요!”

“진짜요?”

“네. 대개 뭐랄까요? 하고 싶었던 일이기도 하고, 행정이 받쳐주지 못하는 재난 참사 피해자들과 함께하는 운동이어서 더 좋은 것도 있고요. 사무처 동료와도 얘기했는데 좋은 어른들이 너무 많아요. ‘크면서 마주치지 못했던 어른들 다 여기 모여 있구나’ 그런 생각 때문에...” 

“시민단체다 보니까 인권에 대한 기본 생각들이 있고. 사무처 안에서 나 자신으로도 있을 수 있어서 더 좋아요.” 

“수평적인가요?” 

“너무요.”

대만족이라는 뿔에게 사무처 분위기 등 개선했으면 싶은 거를 물었더니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게 없단다. 사무처 동료들을 많이 좋아하는데, 각각의 동료가 강점들이 크다고 자랑한다. 뿔은 조직 내에서 불편한 점을 공개적으로 이의제기하는 걸 어려워하는데 ‘딱 걸리면 바로 얘기하고, 논의하고, 고치고, 다른 방안을 제시하는’ 동료들 덕을 크게 보고 있단다. 더할 나위 없이 좋고 행복하다는 뿔에게서 활기가 뿜뿜 뿜어져 나왔다.

뿔에게 세월호참사 10주기를 한 해 앞둔 마음을 물어보았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바뀐 것이 없다,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들 하지만 4.16연대나 4.16가족협이 없었다면 이태원참사에 연대하는 사람들도 없었을 거라는 뿔. 시민의식을 쉽게 한 번에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뿔.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는 거죠. 아직 끝까지 가보지 않았잖아요.” 계속 존재하고, 계속 무언가를 하는 것이 사람이든 단체의 몫이겠다고 한다. 
뿔이 자신에게 하는 다짐의 메모를 엿보았다. 
“계속 숨죽이며 모아둔 힘이 어느 날 당신에게 나아가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가야만 한다. 그리고 설령 나아가지 못해도 다음번에, 그래도 안 되면 다음다음번에 나아가면 된다. 중요한 건 나아가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다.”

6월이면 생각나는 한 사람, 고 김관홍 잠수사를 기억합니다

-2023. 6. 고 김관홍 잠수사 7주기를 맞이하며


세월호를기억하는은평사람들의모임 공동대표 이서윤


2016년 6월 17일 김관홍 잠수사 사망.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정말 믿기 힘든 일이었다. 

그의 사망 소식을 인터넷 기사로 접하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 그는 나와 문자를 주고받았었다. 그 다음 날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김제동의 톡 투 유, 걱정 말아요 그대’를 녹화한다고 해서 김관홍 잠수사가 갖고 있는 방청 티켓을 나에게 갖다 주기로 약속한 한 문자였다. “누님, 챙겨줄게요”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문자였다. 그 시간이 6월 17일 새벽 2시 28분.

그런데 사망이라니. 그의 사망 기사가 가짜이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김관홍 잠수사. 그는 세월호참사 당시, 산소를 공급하는 생명줄 하나에 목숨을 매달고 수심 40m 아래의 외로운 주검을 찾아 칠흑 같은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던 사람, 10분 잠수 후 10시간 이상의 휴식이라는 안전 규칙을 어겨가며 목숨을 걸고 세월호 아이들을 온몸으로 구하고 정작 자신은 병이 들어 버렸던 사람이다.

또 국가의 부재에 대해 분노했고 책임지지 않는 고위 공직자들의 태도에 항변하고, 모든 책임을 잠수사 동료들에게 떠넘긴 해경과 해수부 정부에 일침을 가했던 사람이다.

김관홍 잠수사는 구조활동 당시 신체적 외상과 정신적 트라우마로 인해 더 이상 잠수 일을 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면서 세월호참사 진상 규명과 동료 잠수사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활동을 계속 이어 갔다. 

또한 구조 활동 당시 참사 현장의 생생한 증언으로 해경과 해수부의 거짓말과 민간 잠수사들의 부당한 대우를 알리며 진실을 밝히려 애를 많이 썼다. 그는 가고 없지만 그의 노력으로 김관홍 잠수사법이 만들어졌다.

해마다 6월이면 그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여전히 그립고 그의 부재가 슬프다. 하지만 이제는 슬퍼하기보다 그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그의 아이들과 함께 남은 우리들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음을 보여 보려고 한다. 그것이 그가 우리들에게 진심으로 바라는 모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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