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청와대 앞 농성을 마치며 드리는 말씀

“청와대 앞 농성을 마치며 드리는 말씀”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에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는 청와대가 국정원과 군 등 정부 내 세월호참사 관련 문서와 증거들을 찾아내 조사/수사자료로 내어놓을 뿐만 아니라 이 과정을 검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하며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관련 법과 문재인 대통령, 국무총리의 약속에 따라 건립하는 트라우마센터인  <국립마음건강센터> 건립예산을 세월호참사와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가 현저히 부족한 기재부가 대폭 삭감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지난 수년 간 가족들이 직접 감당해 온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지난 6월, 기재부는 세월호 거치보존을 위한 용역연구예산을 심의조차 하지 않고 국회에 넘겨버리기도 했습니다. 잠시 속도를 내던 4.16생명안전공원 건립 역시 지난 수개월 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가족들은 지난 24일, 진상규명은 물론 모두가 다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지원추모사업까지도 사실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리고 청와대에 호소하기 위해 집단삭발농성을 준비해 청와대 앞에 모였습니다. 

가족들의 분노를 접한 청와대는 비로소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족들의 고통과 요구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수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설득에 일단 9월 30일까지 지켜보면서 연좌노숙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1. 김제남 시민사회수석을 통한 두차례 협의와 노영민 비서실장 면담을 통해 국정원, 군을 비롯한 정부기관이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수 있도록 특히 자료제출요구에 불응하는 일이 없도록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와 계획을 확인했습니다.


2. 특히 박지원 국정원장 면담을 통해 국정원 내 세월호참사 관련 문서를 국정원의 자의적 판단을 배제하고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제출하는 방식 및 세월호참사와 관련한 국정원 의혹 사안조사를 요구할 경우 이에 대한 조사에도 응하는 방식으로 ‘성역없는 진상규명’ 조사에 협조할 것임을 약속받았습니다.


3. 추석연휴 직후에는 군이 그동안 제출을 거부해왔던 문서와 자료들에 대한 협조는 물론 군이 ‘성역없는 진상규명’에 제대로 응하는 것을 전제로 해군참모총장 및 국방부 관계자와 면담을 할 예정입니다.


4. <국립마음건강센터> 예산은 정부가 약속하고 의결한 대로 원상복구 하기로 했습니다. 이 외 추모사업 역시 차질없이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5. 문재인 대통령님의 책임있는 입장표명에 대해서는 위 사항들을 진행해가면서 ‘적절한 시기’에 하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현재 입장임을 확인했습니다.

 

모든 것이 다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지난 3년 6개월동안 기다리면서 쌓여온 가족들의 분노를 청와대가 심각하게 받아들임으로써 이제라도 구체적인 노력과 실행을 시작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지난 7일간의 연좌노숙농성을 일단 중지하고 위 약속들이 신속히 실행되도록 이끄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청와대와 관련 기관들은 위 약속들을 청와대 앞 농성을 중지시키기 위한 감언이설이 되지 않도록 반드시 그리고 신속하게 이행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을 경우, 잠시 눌러놓은 우리 분노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표출될 것입니다.

그동안 직접 방문은 물론 여러 방식으로 응원해주신 4.16시민동포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응원이 북악산 칼바람과 매섭게 따가운 가을 햇볕을 이기게 해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세월호참사 7주기까지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정부가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지를 함께 감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20년 9월 30일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건설을 위한 피해자가족협의회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