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보도자료] 세월호참사 8주기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

<4월 16일의 기억·약속·책임>
세월호참사 8주기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

 - 일시 : 2022년 3월 16일(수), 오전 11시
- 장소 : 서울시의회 세월호 기억공간 앞
- 주최 :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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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8주기를 맞이 <기억과 약속의 달>을 선포하며 시민들께 드리는 글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진상규명을 향한 힘찬 걸음, 생명안전사회를 향한 굳센 연대

세월호참사 이후 여덟 번째 맞는 봄입니다.
따스한 봄이 다가오면, 우리는 2014년 4월 16일을 떠올립니다. 우리 사회의 민낯과 대한민국의 침몰을 목격했던 그날, 억울하고 참혹하게 숨져간 희생자 304명을 우리는 아직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날 우리가 모두 잠재적 피해자임을 깨달았습니다.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국가를 바꾸기 위해 기억하고 행동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세월호에서 숨져간 304명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세월호참사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만들기로 결의했습니다. 세월호참사 이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과 무기력을 딛고, 진상규명과 생명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한 길고 지난한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세월호참사 8년, 우리는 여전히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진상규명의 성역과 싸우고 있습니다.
왜 침몰했는지, 왜 구하지 않았는지, 왜 진실을 숨기려고 했는지, 어떻게 진상규명을 방해했는지... 이 지극히 평범하고도 절박한 질문에 답을 얻고자 지난 8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먼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러나 아직 세월호참사의 진실은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온 국민이 다짐하고 정부도 정치인도 모두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그 날의 진실은 베일에 가려져 있고, 304명이 희생된 사건에 대해 구조 세력 말단인 123정장 외 아무도 법에 따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수사기구와 사법부에 묻습니다. 도대체 과거와 달라진 것이 무엇입니까? 

참사와 그 후의 국가폭력에 대한 국가의 인정과 사과, 성역없는 진상규명의 완수를 촉구합니다.
촛불 정부를 자임하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마무리되고 있지만, 아직 약속은 온전히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20대 대선의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이루어진 검찰 특수단의 재수사는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무혐의와 불기소로 결론을 지어 사실상 면죄부를 주었습니다. 그나마 검찰이 몇몇 해경지도부를 추가로 기소했지만, 검찰의 부실 수사와 법원의 소극적 법 해석으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어 2심을 앞두고 있습니다. 참사 이후 일어난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추궁도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기한이 몇 개월 더 남아 있지만, 참사 당일의 대통령 기록물은 아직 베일에 가리워져 있습니다. 남은 몇 개월의 기간 동안 아직 남아 있는 숱한 성역에 대한 조사가 완수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아직까지 세월호 피해자와 시민들은 참사와 그 후 일어난 초헌법적이고 불법적인 국가폭력에 대한 대한민국의 책임있는 인정과 사과를 받은 바 없습니다. 임기 만료를 앞둔 문재인 대통령과 대선으로 새롭게 취임할 새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전후에 일어난 국가의 잘못과 공권력 남용에 대해 국민과 피해자 앞에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책임감을 가지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법제와 정책의 정비를 완수해야 합니다.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사회를 향한 걸음, 멈출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재난 참사인 세월호참사에 대한 진상규명마저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다른 재난 참사 피해자의 권리가 과연 온전히 보장될 수 있을까요?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자는 약속은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까요?
광주에서 일어난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건설 현장의 연이은 붕괴 참사, 그리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사업현장에서의 노동자들의 잇단 죽음이 우리사회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재해와 재난의 규모는 더욱 커지고 예측하기 힘들게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난참사를 예방하고 유사시 국민을 보호하고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변화와 개혁은 제자리 걸음입니다. 최근 일어난 동해안 산불은 세월호참사 8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재난예방, 방재 및 구조시스템이 얼마나 영세하고 부실하며 이 나라 정책의 우선순위가 여전히 실제 사람과 자연을 살리고 보호하는데 얼마나 무관심한 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우리는 세계 10위의 경제력과 세계 6위의 군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명을 살리고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한 제도와 인력, 시설과 장비에 과연 얼마나 투자하고 있습니까?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8년이 되었지만 아직 국가정책의 우선순위는 이윤과 성장, 국민 없는 군사안보에만 맞추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참사 피해자를 비롯한 모든 재난참사 피해자들의 권리 보장, 나아가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향한 투쟁을 멈출 수 없습니다.

우리는 8년 전 그날의 다짐대로 진상규명과 안전사회건설에 관한 우리의 책임을 다 할 것입니다.
세월호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세월호참사에 책임이 있는 책임자는 처벌을 받는 것이 공정이고 상식입니다. 돈보다 생명이, 이윤보다 인간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여전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칠 것입니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안전 사회의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세월호참사 피해자 곁에서 든든한 벗이자 동지가 되어 주신 시민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지난 8년간 여러분이 계셨기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의 길을 계속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나의 사월이 당신의 사월이 되고, 우리의 사월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세월호참사를 잊지 않고 행동했던 시민들이 이웃이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다시 세월호! 우리의 발걸음은 멈출 수 없습니다. 

4월16일의 기억 · 약속 · 책임! 세월호참사 8주기 기억과 약속의 달을 선포합니다.
오늘부터 4월 16일까지 약 한 달간 우리는 그날 스러져간 안타까운 304명의 목숨을 기억하고 그 안식을 기릴 것입니다.그동안 이루어진 진상규명의 의미와 한계를 살피고 문재인 정부가 마무리해야 할 과제와 새 정부가 약속하고 이행해야 할 과제를 전국의 시민들에게 알리고 공유하고 함께 요구할 것입니다. 올해 안에 세월호참사와 그 이후의 폭력에 대한 대한민국의 책임 있는 사과와 진상규명의 완수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시민들의 힘을 모을 것입니다.

시민들께 호소합니다. 별이 된 304명 희생자들의 이름으로,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시 노란리본의 물결을 만들어주십시오

2022년 3월 16일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