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4.16미디어위] KBS의 무단도용을 규탄하는 독립제작자 연명서

지난 4월, KBS <추적60분>에서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의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4.16연대 미디어위원회는 재발방지와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KBS는 책임있는 사과가 아닌 담당자 개인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4.16연대 미디어위는  KBS 무단도용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독립제작자, 개인과 단체에 연명을 받았습니다. 또한 KBS의 무단도용 피해사례를 수집하여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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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무단도용을 규탄하는 독립제작자 연명서 

 

 2017년 4월 12일 방영된 KBS <추적 60분: ‘세월호, 1091일만의 귀환’>편에서 KBS <추적 60분> 제작진(이하 KBS)은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이하 미디어위원회)가 제작한 영상의 일부를 사전 동의와 출처 표기 없이 사용하였다.

 

 KBS는 국가기간방송이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으로서, 열악한 제작환경에서도 사회적 공익에 기여하는 개인 및 독립제작자를 존중하고, 그들이 제작한 창작물의 저작권을 보호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는 미디어위원회와의 어떠한 협의와 출처 표기도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였다. 미디어위원회는 SNS을 통해 KBS <추적 60분>의 무단 도용 사태를 알렸다. KBS의 무단도용에 대한 비판과 항의의 표시가 거세졌다. 그동안 KBS가 개인 및 독립제작자들의 창작물을 무단도용하고 그 비판에 대해 무책임으로 일관해왔던 것에 대한 공분이었다.

 

 사례는 다양했다. 방송국 측이 인권침해 현장이나 사회적 소수자들의 이슈를 보도한다며 급박하게 영상을 요구하면, 미디어활동가들은 보도를 통한 사회적 파급력 때문에 자신이 촬영한 테이프의 원본을 제공했다. 그러나 사용 후 반납하지 않았고, 반납을 요구해도 돌려주지 않아서 피해를 입은 사례가 허다했다. 또한 오래된 영상자료를 요구하여 협조했으나 돌려받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이번에 미디어위원회가 겪은 무단도용, 출저표기 없음과 유사한 사례들은 비일비재했다. 많은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사례를 전하며 공분했고 SNS를 통한 공유가 널리 이어졌다.

 

 그러자 <추적 60분> 제작진은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사후약방문식의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사과문은 영상 도용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도 못한 내용만으로 채워져있었다. 촉박한 제작일정을 변명삼아 책임있는 사과를 회피했으며, 사태를 일방적으로 정리하고 급하게 일단락 지으려했다.

 

 이에 미디어위원회는 사안의 중대함을 인식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시사교양국 차원의 사과문을 다시 작성하여, 시사교양국장 명의로 홈페이지에 게재 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한 무단 도용이 <추적 60분>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들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을 고려할 때, ‘타 제작사나 타인의 영상물 사용 시 지켜야 할 매뉴얼’을 작성하고 이 매뉴얼을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요구했다. 더불어 미디어위원회는 영상사용을 협의한 적이 없기에 책정된 사용료가 아니라 적확한 피해사실에 근거한 피해배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KBS측은 해당 회차를 제작한 담당 PD 개인이 저작권 관련 원칙을 철저히 지키지 못한 부주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시사교양국장 명의의 사과문은 적절치 못하며, ‘방송 제작 가이드 라인’ 등을 비롯한 다양한 규정이 정리된 매뉴얼이 이미 마련되어있으니 게시판을 통해 게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디어위원회의 영상을 사용한 점은 미안하나 <추적60분>팀 차원에서 적확한 피해사실에 근거해 피해 배상액을 책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본 사건에 대한 피해배상액을 제시해달라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KBS의 개혁과 변화를 준엄하게 요구받고 있는 지금, 개인 및 독립제작자들의 저작권을 무시하는 것은 방송 권력의 불평등을 정당화해왔던 지난 시절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낼 뿐이다. 한 개인의 ‘부주의’가 수십 년간 반복해서 쌓여왔고 여전히 ‘부주의’를 내새워 변명만 하고 있다면 그것은 구조의 문제이고 해결해야 할 적폐이다. 이에 우리는 KBS가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더불어 상응하는 조치가 나올 때까지 4.16 미디어위원회를 포함한 모든 미디어활동가들은 KBS에게 영상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한다.

 

 시대를 기록하고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하는 미디어 활동가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며 그만큼 이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KBS는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요구한다.

 

 

KBS는 미디어위원회 영상의 무단사용에 대해 시사교양국 차원으로 사과하라

KBS는 개인 및 독립제작자들에게 책임 있는 태도로 사과하라

KBS는 개인 및 독립제작자들의 창작물에 대한 무단도용을 중단하라

KBS는 개인 및 독립제작자들이 제작한 창작물의 저작권을 보장하라

 

 

 

2017년 5월 25일

KBS의 무단도용을 규탄하는 개인 및 독립제작자 152개 단체 및 개인

 

[단체]

광주인권영화제, 다큐이야기, 다큐인, 인천인권영화제, 상구네 프로덕션, 서울인권영화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오지필름,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중랑민중의 집 <사람과 공감>, 푸른영상, 한국독립영화협회,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개인]

강석필, 강세진, 강희진, 고한준, 구대희, 권세미, 권현준, 김미례, 김민식(서초생생소셜미디어), 김보람, 김빛나는별, 김상구, 김상패, 김석, 김설해, 김성환, 김소영, 김송이, 김수목, 김수민, 김연진, 김은민, 김은영, 김일란, 김일안, 김재영, 김지현, 김진열, 김진혁, 김태일, 김형민, 김형철, 김환태, 김희영, 김희철, 나경, 나바루, 남태제, 넝쿨, 류미례, 명소희, 문성준, 문정현, 문창현, 민보선, 박경태, 박경희, 박문칠, 박배일, 박시우, 박영길, 박은수, 박일헌, 박종필, 박준석, 박지선, 박홍준, 백종관, 변규리, 변성찬, 부성필, 부지영, 선호빈, 신은실, 안창규, 안현준, 양수환, 양주희, 언저리, 엄기성, 여백, 오민욱, 오재환, 오지수, 오현주, 원창성, 원태웅, 유청준, 윤가현, 윤강로, 윤태경, 윤해경, 이경희, 이고운, 이길보라, 이동준, 이마리오, 이민아, 이병기, 이선후, 이세린, 이영, 이영주, 이진우(다큐이야기), 이푸른, 이혁상, 이현빈, 이현정, 이혜란, 이혜린, 이희도, 임기웅, 장민경, 장은경, 전상진, 정수은, 정연훈, 정용택, 정은경, 정종민, 정하림, 조미숙, 조영은, 조현나, 주원호, 주현숙, 차미경, 최미경, 최민아, 최원석, 최은정, 최은지, 최종호, 태준식(공공운수노조 교육국장), 하샛별, 한영희, 한현희, 허성희, 허철녕, 현영애, 홍리경, 홍은애, 홍형숙, 황선, 황윤, 황종원, 희찬

 

 

 

▣ KBS의 무단도용 피해사례

 

감독 : 박종필

피해사례 :

 

1.  농인시설 에바다학교 자료제공

2.  2017년 3월, 416연대 미디어위위원회에서 촬영영상을 kbs <추적60분>에서 무단도용

 

 

감독 : 김상패

피해사례 : 

 

1. 2017년 영화 <광장> 옴니버스의 ‘천개의 바람이 되어’에 출연한 계성고 학생인 미성년자에게 전화하여 감독에게 합창 장면의 영상을 받아달라고 함


 

감독 : 김미례

피해사례 :

 

1. 2017년 2월, MBC시사매거진2580에서 <산다>의 영상 일부를 허락은 물론 출처표기도 없이 사용. 영상삭제요청을 하고 법적대응을 하려고 했으나, 출연자 당사자의 요청으로 담당피디의 사과와 영상을 삭제하는 것으로 마무리. 그동안 방송사의 집요한 요청으로 영상의 사용을 허가한적도 있지만, 아주 미묘하게 출처를 표기하거나, 사용에 대한 감사의 메일 한번 받아본적이 없다. 아주 미묘한 불쾌감이 축적되어 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