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종필 감독 인권사회장 전명선 공동대표 추도사

2017-07-31

오늘, '차별에 저항한 영상활동가 고 박종필 감독의 인권사회장'을 많은 분들의 정성과 도움으로 잘 치렀습니다. 감사합니다. 영결식 때 4.16연대의 공동대표이자 4.16가족협의회의 대표인 전명선 대표가 낭독한 추도사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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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에 저항한 영상활동가 고 박종필 감독 인권사회장 추도사

 

- 2017.7.31.

- 4.16연대 공동대표, (사)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전명선

 

우리 세월호 가족의 친근한 벗이자 동료로서 세월호의 진실규명과 정의를 위해 함께 한 박종필 감독님! 정말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세월호 가족과 함께 있으면서도 늘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겸허한 모습으로 항상 우리 곁에서 함께 한 박종필 감독님! 이 깊은 슬픔과 애정 속에서 세월호 가족들은 너무나 미안할 따름입니다...
박종필 감독님과 같이 민중을 사랑하고 함께 한 운동가를 잃게 된 것은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아픔이자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회운동가로서 영상을 통해 활동 해 온 박종필 감독님은 우리 세월호 가족에게 의인입니다. 박종필 감독님은 정의를 위해 자신을 헌신하고 희생한 의인으로서 세월호 가족과 함께 진실 규명을 위해 싸우다 ‘순직’하신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가족과 진실을 염원한 국민들을 탄압했던 어려운 시기, 박종필 감독은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의 감독님들과 함께 망각을 강요하는 박근혜 정부에 맞서 수없이 많은 영상 제작을 해왔습니다. 어려운 여건에서 지원도 변변치 못한 사정 속에서 박종필 감독은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결국에 영상을 만들어내서 국민들에게 세월호의 진실을 알려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박종필 감독이 목포신항에 거치 된 세월호의 수습과 조사 과정을 기록하기 위해 4.16가족협의회 가족참관기록단에 합류한 것은 당시 박근혜 정부의 해수부가 제대로 된 영상촬영 대책을 거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세월호 가족과 박종필 감독님과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감독님들이 그 일을 한 것이었습니다.

박종필 감독님은 자신의 생명이 경각에 다다른 상황에서 세월호 가족들이 요양병원으로 황급히 달려갔을 때 그는 우리를 향해 유언처럼 목소리에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세월호참사의 책임자들을 다 잡아넣고 천천히 오시라!”
이것이 박종필 감독님의 유지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각자의 몫일뿐이라며, 힘없는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책임자들 모두를 반드시 처벌해야만합니다. 국가의 책임자들이 책임은 없다며 피해가는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세월호참사 이후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는 우리의 약속을 지킬 수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를 잃었지만 그가 남긴 뜻을 더욱 크게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박종필 감독님은 세월호 가족에게 거리에 나서야 하는 낯설은 사회운동을 무한한 인간애를 통해 함께할 수 있도록 알려준 우리의 스승이었습니다. 저는 박종필 감독님의 정의감, 헌신과 희생은 바로 사회운동가분들이 말하는 것처럼 민중에 대한 사랑속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박종필 감독님은 자신을 비추기보다 우리 모두를 비추고자 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그를 비추는 증거자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의 삶처럼 더욱 크게 살아내겠습니다.


박종필 감독님 부디 영면하소서! 끝까지 기억하고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